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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아트홀 연세에서는 김수연, 롯데콘서트홀은 윤소영·이진상
＂한 해 내내 다양한 공연 펼쳐… 연주자·공연장 모두 '윈윈' 게임＂

연말은 공연장에서 새로운 '얼굴 찾기'에 나서는 시간. 여기서 얼굴이란 1년 내내 독주회와 실내악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면서 공연장의 간판 모델 역할을 하는 상주 음악가(artist in residence)를 뜻한다. 공연장으로서는 안정적 프로그램을 확보할 수 있고, 연주자는 일회성 무대에서 시도할 수 없었던 진취적 곡목에 도전할 기회가 된다. 베를린 필 같은 명문 오케스트라, 미국 뉴욕 카네기홀이나 영국 런던의 위그모어홀 같은 공연장에서 일찌감치 정착한 제도이기도 하다.

국내에서 상주 음악가의 원조는 금호아트홀 연세. 2013년부터 피아니스트 김다솔을 시작으로 매년 한 명씩 상주 음악가를 선정했다. 콩쿠르 입상 전후로 무대에 갈급(渴急)한 젊은 연주자들에게 든든한 발판이 되어 왔다. 내년 주인공은 피아니스트 김수연(28). 지난해 몬트리올 콩쿠르 우승 이후 부쩍 주목받는 연주자다. 내년에는 '그림과 음악'이라는 주제로 5차례 이 공연장에 선다.

연주회에도 '스케치'(1월 5일) '블렌딩'(4월 27일) '명암'(8월 31일) '필리아: 모차르트'(9월 7일) '콜라주 파티'(12월 7일) 같은 제목을 붙였다. 모차르트에 대한 애정(philia)으로 작곡가의 곡들을 연주하는 9월 7일 독주회 외에는 대부분 그림과 연관 있는 제목이다.

4월 27일 '블렌딩' 무대에서는 제목처럼 고전적 소나타와 낭만적 환상곡 성격이 섞여 있는 베토벤과 슈베르트, 리스트의 곡을 연주하는 방식이다. 김수연은 "들리는 음악을 보이는 것처럼 연주하려면 직관적이고 전달력이 커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같은 연주를 들었을 때 누군가는 석양을, 누군가는 가족과 보낸 행복한 시간을 떠올리는데 이런 것을 '눈에 선하다'는 말로 표현하는 데에 주제를 착안했다"고 말했다.

롯데콘서트홀에서는 내년 상주 음악가로 바이올리니스트 윤소영(38)과 피아니스트 이진상(41)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두 명을 초대했다. 4월 22일 이진상 교수는 베를리오즈의 '환상 교향곡'을 피아노 독주 버전으로 들려줄 계획. 6월 23일 윤소영은 비발디의 '사계'와 현대음악 작곡가 막스 리히터가 재구성한 '사계'를 비교 연주한다. 마지막 11월 29일에는 이진상과 윤소영의 이중주 무대가 펼쳐진다. 세 차례 모두 2부에서는 미디어 아트를 결합한 공감각적 무대를 선보인다.

더하우스콘서트는 피아니스트 박종해(32)를 내년 상주 음악가로 선정했다. 3월 13일과 6월 19일, 10월 2일과 12월 11일 네 차례 대학로 예술가의집에서 연주할 예정. 강선애 더하우스콘서트 수석 매니저는 "연주자로서는 1년을 바라보면서 긴 호흡을 가질 수 있고, 공연장은 연주자의 음악적 성장 과정을 지켜볼 기회가 된다"고 말했다. 결국 연주자와 공연장 모두에 '윈윈 게임'이라는 이야기다. 기고자 : 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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