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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좌표찍기' 놓고 정치권 공방 격화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수사 관련 검사들의 실명과 얼굴을 공개한 데 이어 26일에는 "검찰 신상 공개를 제도화하겠다"고 했다. 검사 신상 공개가 '홍위병식 좌표 찍기'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공세 수위를 높이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개딸(이 대표 극성 지지층) 선동이자 이 대표 방탄을 위한 돌격 명령"이라고 했다. 법조계에선 "수사 독립성을 위협하는 행위"라는 비판이 나왔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민주당의 검사 신상 공개에 대해 "'개딸들'과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좌표를 찍어준 것"이라며 "사실상 전 당원들에게 검찰에 맞서 싸우라고 선동하고 있다"고 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수사 방해는 물론, 나를 조사하는 검사는 내 지지자를 시켜 스토킹도 하고 위협도 하라는 방탄 돌격 명령"이라고 했다. 법조계에서도 "수사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위협하는 행위"라며 "세계 어느 민주 국가에서 범죄 혐의를 수사하는 검사의 신상을 공개해 좌표를 찍느냐"고 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신상이 공개된 수사팀 검사들의 아내나 자녀 등 가족들이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는 말이 나왔다.

민주당은 지난 23일 이 대표 수사 검사들의 신상을 정리한 자료를 당원들에게 배포하면서 엉뚱한 검사의 사진을 올렸다가 이날 정정하는 소동도 빚었다. 신상 공개를 주도한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이날 "수사 검사에 대한 정보가 대부분 비공개인 상황에서 사진을 잘못 공개하는 오류가 있었다"며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검사들 정보를 공개하는 일을 멈추지 않겠다. 관련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도록 제도화하겠다"고 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검사 신상 공개를 계속 밀어붙이겠다는 분위기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치적 사건은 무죄가 나오면 (검사가) 거기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데, 승진을 해왔다"며 "검사들도 자기 이름을 걸고 (수사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신상 공개가) 새로운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김의겸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검사 16명의 이름과 얼굴이 공개된들 국민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고도 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거대 야당이 정치적 반대 세력에 대한 폭력적 집단행동을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국회 관계자는 "민주당 극성 지지층의 홍위병식 집단행동이 대상만 바꿔 계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문재인 정권 당시 민주당 지지층은 '조국 수사' 등에 관여했던 검사와 유죄 판결을 내렸던 판사들의 신상을 공개해 이들을 공격하기도 했다. 2018년에는 세월호 단식 농성을 비판한 우파 집회 화면에 한 탈북자가 잡히자, 그가 운영하던 냉면집을 '좌표' 찍기도 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친문''개딸' 등은 맘에 들지 않는 의원들 휴대전화 번호를 '좌표' 찍고 수천 개씩 욕설 문자를 보내는 '온라인 테러'를 자주 저질렀다"며 "이런 행태가 병폐인 줄 모르는 것 같다"고 했다.

한동훈 법무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은) 개인의 형사 문제를 모면해 보려고 공당을 동원해 적법하게 직무를 수행 중인 공직자들의 좌표를 찍고, 조리돌림 당하도록 선동하고 있다"며 "다수당의 힘을 이용해서 공직자들을 좌표 찍고 그 과정에서 법치주의를 훼손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중진 이상민 의원만이 "검찰권도 권력의 압박뿐만 아니라 여론의 압력으로부터 차단되고 그 독립성이 보장돼야 한다"며 "(검사 신상 공개는) 매우 몰상식적이고 이성을 잃은 행태"라고 비판했다. 기고자 : 박국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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