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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자 2만4000명의 0.3% 그쳐… 담보 설정 등 요건 복잡해 꺼려

1주택자와 일시적 2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를 주택을 팔거나 상속·증여할 때까지 미뤄주는 납부 유예 신청자가 80명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2만4000명이 신청 자격이 있다고 했는데 0.3%만 신청했다.

문재인 정부가 60세 이상이거나 주택을 5년 이상 보유하고 연봉 7000만원 이하인 1주택자, 이사·상속·지방 저가 주택 구입 등으로 인한 일시적 2주택자의 세 부담을 덜어주겠다고 지난 3월 도입한 제도로 지난 9월 국회에서 종부세법이 개정됐다.

지난 6월 지방선거용으로 급조한 대책이라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에서는 "시행 첫해인데 폐지를 고민해야 할 지경"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25일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 1~13일 접수 결과 납부 유예 신청자는 전국 80명으로 집계됐다. 신청 자격이 있는 2만4000명에게 우편 안내문까지 보낸 결과다.

국세청 등에서는 신청자가 80명에 불과한 이유는 3가지 정도를 꼽는다. 우선, 세무서의 담보 설정을 꺼리는 납세자들이 많았다. 종부세 납부를 유예하면 매각 등 시점까지 연 1.2%의 이율로 이자를 내야 하는데, 세무서장 명의로 주택에 담보를 잡는다. 국세청 관계자는 "담보 설정을 꺼리는 사람이 많았다"고 했다.

또, 보유하고 있는 집을 전세나 월세로 세를 주고 있거나, 주택담보대출이 있는 경우 납부 유예를 위한 담보 설정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다른 토지를 저당잡거나 민간 보증기관에 수수료를 내고 담보를 설정하는 방법이 있지만 "복잡하다. 부담스러워도 차라리 내겠다" "250만원 넘는 금액은 6개월 분납하면 되는 제도를 이용하겠다"는 납세자들이 많았다.

세 번째 이유로는 1주택에, 연봉 7000만원 이하인 납세자의 경우 납부 유예를 신청할 만큼 종부세 부담이 큰 경우가 그렇게 많지 않았다는 점이다. 공시가격 인상으로 1주택자 과세 인원은 작년 15만명에서 올해 23만명으로 크게 늘었지만, 공정시장가액비율이 95%에서 60%로 낮아지면서 1인당 평균 세액은 작년 153만원에서 올해 109만원으로 28.8% 줄었기 때문이다. 기고자 : 정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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