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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변호사협회(변협)가 '대장동 사건'과 관련한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권순일 전 대법관의 변호사 등록을 승인한 것에 대해 법조계에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의혹과 관련된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권 전 대법관이 변호사 등록을 신청하고 승인된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변협은 22일 판사·검사·변호사 등 9명으로 구성된 등록심사위원회(심사위)를 열어 권 전 대법관의 변호사 등록을 의결했다. 변협은 독립된 산하기구인 심사위의 의결에 대해서는 개입할 수 없다. 변호사법은 재직 중 위법 행위로 기소되거나 징계를 받은 경우, 위법 행위와 관련해 퇴직한 경우 등에는 등록을 거부할 수 있다. 심사위 과반수는 권 전 대법관과 관련된 논란이 법정 결격 사유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등록에 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전 대법관은 대법원에서 2020년 7월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을 때 당시 판결을 주도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그는 그해 9월 퇴임하고 11월부터 '화천대유' 고문으로 취업해 총 1억5000만원을 고문료로 받았다. '정영학 녹취록'에서 김만배씨가 '50억 클럽'으로 거론한 6명에 포함되기도 했다. 현재 권 전 대법관과 관련된 사건은 검찰과 경찰에서 각각 수사 중이다.

이 때문에 그가 변호사 등록을 신청하자 변협은 두 차례에 걸쳐 변호사 등록을 자진 철회할 것을 권고했지만, 권 전 대법관이 신청을 고수하면서 변협은 그를 심사위에 회부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자신에 대한 수사가 마무리된 뒤에 변호사 신청을 하는 것이 정도(正道)였을 것"이라고 했다.

변협은 23일 "변호사직을 수행하기에 적절하지 않은 경우 등에도 등록을 거부할 수 있도록 '권순일 방지법'의 발의를 제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법조인협회도 이날 "변호사로서의 활동을 자제할 것을 촉구한다"는 성명을 냈다. 기고자 : 양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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