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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때 유 역할 없었다＂는 李측 주장에 정면반박

대장동 사건의 핵심 인물인 유동규(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씨가 23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자꾸 거짓말을 한다"고 했다.

유씨는 작년 1월 대선 국면에서 이재명 대표(당시 경기지사)와 민주당 친문 윤건영 의원의 만남을 주선하는 등 자신이 '별동대' 역할을 했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두고 전날 이 대표 측에서 "유씨의 일방적 주장"이라고 부인하자 유씨는 이날 곧바로 반박했다.

유씨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조병구) 심리로 열린 이 대표 측근 김용(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씨 재판에 참석하고 나오는 길에 기자들에게 "자꾸 거짓말을 하면 진실로 한 번 확실하게 가려 드리겠다"고 했다. 유씨는 "너무 웃긴다. 정말 양심이 조금이라도 있는지 모르겠다"며 "양심을 떠나서 그 부분은 제가 경험한 일이니까 아주 자세히 말씀드릴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다음에 또 그러면 제가 어떻게, 어디서, 몇 번을 만났는지 낱낱이 말씀드리겠다"고도 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유동규씨와 윤 의원 간의 당시 통화 내역을 확보하고 작년 1월 경기지사실에서 이 두 사람과 이 대표가 만난 경위를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인들은 "지난 대선 당시 유동규씨가 선거와 관련해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았다는 이 대표 측 주장과 상충하는 정황"이라며 "유씨 말이 사실이라면 김용씨의 '불법 대선 경선 자금 수수' 혐의 등 다른 사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검찰은 다른 대장동 관계자로부터 유씨 진술을 뒷받침하는 진술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작년 4~5월쯤 유씨로부터 '이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내가 국정원 기조실장이 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당시 유씨는 '국정원에 가면 돈을 못 버니 난 가지 않고 돈이나 벌겠다'라고 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모 고검장 출신 법조인은 '이재명 정부'에서 검찰 요직을 맡게 될 것이라는 말도 들었다"고 했다. 이 법조인의 경우 '문재인 정부' 검찰이 대장동 사건을 소극적으로 수사할 당시 이재명 대선 캠프 법률지원단장을 맡았던 이태형 변호사가 남욱(화천대유 4호 소유주)씨의 변호인을 맡도록 연결시켜 줬다는 의혹이 제기돼 있다.

이날 재판에서 김씨 측은 8억4700만원대 불법 대선 경선 자금 등을 받은 혐의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전면 부인했다. 반면, 김씨에게 그 돈을 건넨 혐의로 기소된 유동규씨와 남욱씨, 정민용씨 측은 혐의를 인정했다. 이날 유씨는 혐의를 부인하는 김씨 측을 향해 "다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 아니냐"며 "거짓말은 거짓말을 낳기 때문에 결국 그 거짓말은 한계에 도달할 것이다"라고 했다.

한편 '성남FC 불법 후원금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은 이 대표를 28일 소환 조사할 예정이었지만, 이 대표 측이 "검찰의 일방적 통보"라며 불응 의사를 밝히자 일정을 다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 측과 협의해 내년 1월 초·중순쯤 불러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검찰은 이 대표가 28일 출석하지 않더라도 피의자 방어권 보장을 위해 바로 법원에 체포 영장을 청구하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한 법조인은 "이 대표 혐의 입증에 필요한 준비를 마쳤기 때문에 시기가 언제가 됐든 큰 문제로 삼지는 않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기고자 : 김정환 기자 표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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