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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경기도 수원 한 병원 신축 공사 현장에 '감시용 망루'가 등장했다. 민주노총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건설 현장에서 인부들이 높은 곳에서 일하도록 발판 역할을 하는 '비계(飛階)'를 공사장 바로 옆에 설치하려 한 것이다. 건설사 관계자는 "자신들을 채용하라는 요구를 들어주지 않자, 공사장 가벽보다 높게 비계를 설치해 현장 안을 들여다보려 한 것 같다"고 했다. 안전모 미착용 등 안전 조치 위반 사항을 사진 찍어 관청에 신고하는 것은 건설노조가 건설사를 압박하는 방법 중 하나다.

건설노조는 지난 11월 초부터 이 공사 현장 앞에서 확성기를 틀며 집회를 열었고, 승용차들로 입구를 막아 공사 차량이 드나들지 못하게 했다. 경찰은 '우리가 개입할 수 없다'고 했다고 한다. 그런데 감시용 망루 때는 경찰 대응이 달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비계 주위를 둘러싸고 노조원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건설사는 그사이 인부들을 동원해 비계를 철거할 수 있었다. 건설노조는 '우리를 막지 말라'고 했지만, 경찰은 오히려 항의하는 노조원 모습을 채증했다.

정부 안팎에선 노조에 대한 정부의 강경한 분위기가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지난 7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건설노조의 불법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 방침을 밝히며 "수사 경찰의 명예를 걸겠다"고 했는데, 이런 기류가 일선 현장 경찰까지 퍼지고 있다는 것이다. 경찰 고위 관계자는 "전 정부 때는 '경찰 법 집행이 그동안 과잉이었던 것 아니냐'는 분위기가 강했다면, 지금은 '경찰이 법 집행을 확실하게 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했다.

수사도 활발하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25일부터 16일 동안 이어진 화물연대 2차 파업과 관련해서 107명을 업무 방해와 폭행, 협박 등 혐의로 수사 중이다. 비노조원에게 쇠구슬을 쏜 화물연대 조합원도 구속됐다. 지난 6월의 화물연대 1차 파업과 관련해선 133명을 수사했고, 이 중 2명은 구속했다. 133명 중 12명에 대해선 아직도 수사가 진행 중이다. 건설노조에 대해서도 노조원 600여 명을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고용노동부도 건설노조의 채용 강요가 확인되면 1건당 1500만원씩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기고자 : 곽래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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