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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한미약품이 국내 바이오 신약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시판허가를 받은 '롤베돈'으로 글로벌 시장 점유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또 현재 개발 중인 20여 혁신 신약 임상 개발에 더욱 속도를 내 창립 50주년을 맞는 2023년에 더욱 큰 성과를 창출해낸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미약품은 지난 9월 FDA에서 호중구 감소증(백혈구를 구성하는 호중구가 정상 이하인 질병) 치료제 '롤베돈'의 허가를 받고, 미국 전역에 출시했다. 한미약품이 출시한 첫 번째 글로벌 신약 '롤베돈'이 미국 암센터 32곳의 공통 치료 가이드라인에 포함되면서 3조원 규모에 이르는 미국 호중구 감소증 치료제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롤베돈은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암 환자에게 발생하는 중증 호중구 감소증의 치료 또는 예방 용도로 투여한다. 한미약품이 바이오의약품 약효를 획기적으로 늘리기 위해 독자 개발한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를 적용해 지속성은 물론 안전성과 효능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한미약품은 "롤베돈은 FDA 실사를 통과한 한국 공장(한미약품 평택 바이오플랜트)에서 생산해 미국 시장으로 진출하는 국내 제약업계 최초의 바이오 신약인 만큼 의미가 남다르다"고 평가했다.

◇'롤베돈'으로 검증된 랩스커버리 플랫폼… 공격적 확장 나서

롤베돈의 허가는 한미약품이 개발한 바이오 신약의 글로벌 상용화라는 의미뿐 아니라 롤베돈에 적용된 한미약품의 독자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를 조명하는 효과도 낳고 있다. 현재 한미약품이 개발 중인 바이오 신약 10여 종에 적용 중인 랩스커버리는 약물 지속 기간을 늘려주는 혁신적인 기술로, 투여 횟수 및 투여량을 감소시켜 부작용은 줄이고 효능은 개선하는 장점을 갖췄다. 한미약품은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바이오 신약들은 '희귀 질환' 치료 영역에서 혁신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선 단장(短腸)증후군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한다. 단장증후군은 선천적 또는 후천적 원인으로 소장 길이가 성인 기준 200cm 미만일 때 발생하는 흡수 장애로 심각한 영양실조를 초래한다. 한미약품은 단장증후군 치료 혁신 신약 'LAPSGLP-2 Analog(HM15912)' 단독 투여 임상 2상을 국내외에서 진행 중이다.

한미약품이 선천성 고인슐린혈증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는 LAPSGlucagon Analog(HM15136)는 세계 의과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신약의 임상 결과는 국제 학술지 '당뇨병, 비만 그리고 대사(DOM·Diabetes, Obesity and Metabolism)'의 올해 3월 호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한미약품이 세계 최초로 주 1회 투여를 목표로 개발 중인 이 치료제는 체내 포도당 합성을 촉진하는 글루카곤의 짧은 반감기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이 파트너사 앱토즈와 함께 개발하는 급성골수성백혈병(AML) 치료제(HM43239)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한미약품은 작년 미국 나스닥 상장사인 앱토즈에 이 약을 최대 4억2000만달러 규모로 기술 수출했다. HM43239는 AML에서 발현되는 돌연변이를 표적하는 한편, 기존 치료제의 내성도 극복할 수 있는 혈액암 치료제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앱토즈는 지난달 글로벌 1·2상 결과 HM43239의 다양한 용량(80mg, 120mg, 160mg) 투여군 모두에서 암세포가 모두 사라진 상태인 완전관해까지 관찰됐다고 밝혔다.

◇FDA, EMA가 주목한 희귀 질환 치료 혁신 신약

한미약품은 희귀 질환 분야 혁신 치료제들이 미래 신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연구·개발(R&D)에 주력하고 있다. 한미약품이 '희귀 의약품 지정'을 받은 사례는 총 20건에 이른다. 이는 국내 제약 바이오 기업 최다 건수로, 지난 6월 자체 기록을 다시 뛰어넘은 것이다. 희귀 질환 분야의 경우 환자 수가 극히 적어 치료제 개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기초 연구부터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지원이 탄탄히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

'희귀 의약품 지정'은 희귀·난치성 질병의 치료제 개발과 허가가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지원하는 제도로, 신약 개발사는 신속 심사와 세금 감면, 시장 독점권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한미약품은 파이프라인 6개에서 10가지 적응증으로 미국 FDA 9건과 유럽 EMA 8건, 한국 식약처 3건 등의 희귀 의약품 지정을 받은 상태다.

특히 한미약품의 삼중 작용 바이오 신약 'LAPSTriple Agonist(HM15211)'는 FDA와 EMA에서 각각 원발 담즙성 담관염, 원발 경화성 담관염, 특발성 폐 섬유증 적응증으로 총 6건의 희귀 의약품 지정을 받았다.

LAPSTriple Agonist는 체내 에너지 대사량을 증가시키는 글루카곤, 인슐린 분비 및 식욕 억제를 돕는 GLP-1, 인슐린 분비 촉진 및 항염증 작용을 하는 GIP 수용체를 모두 활성화한다. 주요 적응증인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은 물론, 섬유화를 일으키는 다양한 희귀 질환의 적응증에서도 유의미한 잠재력을 확보해 주목받고 있다.

한미약품은 NASH 환자들을 대상으로 LAPSTriple Agonist의 위약 대비 치료 유효성, 안전성, 내약성 등을 확인하는 임상 2상을 미국과 한국에서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규모가 30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LAPSTriple Agonist가 '게임체인저'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기고자 : 곽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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