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해발 1380m 가리왕산 정상 20분만에 태초의 대자연 마주해

지난 17일 찾은 강원 정선군 북평면 가리왕산. 케이블카를 타고 해발 1380m의 가리왕산 하봉 정상에 오르자 태초의 대자연과 마주할 수 있었다. 오대산과 태백산 등 백두대간의 빼어난 풍광이 눈앞에 펼쳐졌고, 운해(雲海)가 그려낸 신비로운 구름바다 정원은 운치를 더했다. 천 년 주목과 자작나무 군락엔 하얀 눈꽃이 피어 또 다른 낭만을 선사했다. 가리왕산은 정선 북평면과 정선읍 회동리, 평창 진부면에 걸쳐 있다. 옛 문헌에선 가리왕산은 벽파령으로 불리기도 했다. 푸른 산세가 마치 파도가 치듯 겹겹이 둘러싸여 이 같은 이름이 붙여졌다.

정선주민 최돈기씨는 "이곳에 오르면 자연과 하나 된 느낌을 받게 된다"면서 "도심 속 공해를 벗어나 힐링 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고 말했다.

◇가리왕산 케이블카 다음 달 3일 정식 운영

정선 가리왕산 케이블카가 다음 달 3일부터 정식 운영에 들어간다. 가리왕산 케이블카는 2018평창동계올림픽 알파인경기장 케이블카를 재활용한 관광 케이블카다. 정선군은 정식 운영에 앞서 지난 1일부터 한 달간 정선군민을 대상으로 시범 운행을 진행하고 있다. 가리왕산 하봉에선 2018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알파인스키 경기가 펼쳐졌다. 이곳은 지난 2014년 산림청이 전면 복원을 전제로 강원도에 국유림 101ha를 무상으로 빌려주면서 조성됐다. 임대 기간은 2018년 12월 31일까지였다. 하지만 올림픽이 끝난 뒤 산림청과 정선군은 가리왕산의 복원과 개발을 놓고 첨예한 갈등을 빚기 시작했다.

정선군은 슬로프를 전면 복원하더라도 전체 경기장 사용 면적의 0.3%에 불과한 곤돌라 시설은 존치해 지역 관광에 연계하길 바랐다. 반면 산림청은 애초 계획대로 전면 복원을 주장했다. 이 둘의 갈등은 3년간 이어졌고, 지난해 4월 국무조정실 주관으로 구성된 '가리왕산 합리적 복원을 위한 협의회'가 오는 2024년 12월 말까지 곤돌라를 한시적으로 운영한 뒤 존치와 철거 문제를 재논의하자는 대안을 내놨다.

정선군 관계자는 "케이블카 시설이 가리왕산 산림환경에 해로운 시설이 아니고 모두에게 유익한 시설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국민에게 보여주고 설득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라고 했다.

가리왕산 케이블카는 총연장 3.51km로 평창 발왕산 케이블카와 춘천 삼악산 케이블카에 이어 국내에서 세 번째로 길다. 8인승 60대가 운행되며, 정상인 가리왕산 하봉까진 20분가량 소요된다.

정선군은 지난 4월부터 87억원의 예산을 들여 곤돌라를 정비하고 편의시설을 확충하는 리모델링 공사를 벌였다. 상부 정류장 인근에 생태 탐방로와 생태학습장을 설치했고, 하부 정류장엔 탑승장과 휴게시설, 농특산물판매소를 조성했다,

정선군은 케이블카 운영에 따른 고용 창출로 인구 유출을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국보 정암사 수마노탑을 비롯해 정선 5일장, 병방치 스카이워크 등 지역 관광지와 연계한 새로운 관광상품을 만들 계획이다.

정선군 관계자는 "가리왕산 케이블카를 활용한 야간 관광상품도 개발 중"이라며 "매주 토요일 오후엔 '가리왕산 해넘이 보기' 이벤트를, 매주 일요일 오전엔 '가리왕산 해맞이 보기' 이벤트를 진행 중이며 은하수의 신비로움을 만날 수 있는 은하수 보기 프로그램도 도입할 예정"이라고 했다.

◇가리왕산 국가정원 유치 나서

정선군은 가리왕산을 지속 가능한 올림픽 유산으로 활용하기 위해 국가정원 유치를 추진하고 나섰다. 이른바 올림픽 국가정원이다. 국내 국가정원은 전남 순천만과 울산 태화강 등 2곳이 전부다. 정선군은 가리왕산을 국가정원으로 조성하면 생태복원은 물론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복원과 존치를 놓고 이어온 산림청과의 갈등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선군은 가리왕산을 국가정원으로 조성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본구상 용역을 발주했다. 지난 2월엔 정선지역 180여개 기관·단체를 중심으로 한 가리왕산 올림픽 국가정원 추진위원회가 구성됐다. 강원도 올림픽 국가정원 10만 추진위원 참여 서명 캠페인은 물론 정책 토론회 등도 잇따라 열고 있다.

국가정원 유치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직간접적인 효과도 크다. 순천만은 연간 4000억원, 태화강은 연간 411억원 이상의 지역경제 파급 효과를 내고 있다.

최승준 정선군수는 "가리왕산 국가정원은 생산적 복원과 자연친화적 활용이라는 관련 법, 제도에 부합하고 지역균형발전 측면에서도 매우 바람직하다"면서 "국가정원을 통해 정선의 새로운 미래 먹을거리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기고자 : 정선=정성원 기자
본문자수 : 2316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