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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새 원화가치 10.7% 상승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날보다 3.9원 내린 달러당 1285.7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6월 28일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환율이다. 연고점이었던 9월 28일(1439.9원)과 비교하면 달러당 154.2원 하락했다. 3개월 사이 원화 가치가 10.7% 상승했다는 뜻이다.

원화 가치는 지난 9~10월 달러당 1400원대에 머무르며 환율이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때와 비교해 두드러지게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들어 환율이 가장 높았던 지난 7일(1321.7원)과 비교하더라도 환율은 분명하게 안정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원화 가치가 빠르게 상승한 이유는 일본이 10년간 이어오던 초저금리 시대를 사실상 끝내겠다는 발표를 내놓은 데 영향을 받아 엔화 값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원화 값은 위안화 또는 엔화 가치 변화에 동조되는 경향이 있다.

일본은행은 20일 장기금리의 변동 폭을 0.25%에서 0.5%로 2배로 확대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그동안 일본은행은 장기금리 변동 폭을 넘어서면 국채를 매입해 금리 상승을 억제해왔는데, 이런 변동 폭을 더 높게 용인한다는 건 실질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리겠다는 신호다. 이런 발표가 나오기 직전인 20일 오전 달러당 137엔대였던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21일에는 131엔대로 급락(엔화 가치 상승)했다.

엔화가 강세를 보인 만큼 상대적으로 달러는 약세를 보였고, 이런 현상이 원화 가치도 끌어올렸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뜻하는 달러 인덱스는 20일 한때 103.9까지 하락했다. 달러 인덱스는 11월 초만 하더라도 113 안팎이었다.

전문가들은 엔화 값이 상승세로 방향을 튼 것과 더불어 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이 마무리 국면으로 접어든다는 점도 내년 초 원·달러 환율을 낮추는 요인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추세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낮아지고 있다"면서도 "내년에 경기가 부진에 빠질 우려가 있다는 것과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크다는 점은 환율이 추가로 하락하는 속도를 제약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 최근 3개월 원·달러 환율 추이 기고자 : 손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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