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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무역보험공사

국내 수출업계는 급변하는 무역 환경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올해 초 발생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공급망 위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지난 8월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이 에너지 안보 등을 골자로 한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IRA)'에 서명하면서 세계 최대 수출입 시장인 미국이 보호무역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EU에서는 유럽판 IRA라고 불리는 핵심 원자재법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규제를 강화하는 공급망 실사법 등이 추진되고 있어 우리 수출업계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수출의 양과 질을 높이고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려면 국내 정책금융기관의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역과 해외투자 촉진을 위해 설립된 수출신용기관 한국무역보험공사(K-SURE)는 최근 한국 기업들이 당면한 수출 위기를 극복하고 해외 신시장 발굴을 위해 전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K-SURE는 미국·유럽·중동 등 글로벌 수출신용기관(ECA)과의 연대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올해 9월에는 미국 수출입은행과 협약을 체결하여 공급망 재편 대응에 협력하고 신(新)산업·전략산업 프로젝트를 공동 지원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달에는 스페인 수출신용기관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유럽 내 무역금융 지원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활용한 프로젝트 공동 지원 체계를 구축했다.

이달 초에는 사우디 수출입은행과 업무협약을 맺고 중동 지역 진출에 대한 교두보 확보에도 나섰다. 최근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방한으로 양국 간 경제 협력 분위기가 무르익은 가운데, 이번 협약은 3대 전략 시장 중 하나인 중동 지역에서 우리 기업의 수주 물꼬를 트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내부 지원 체제 정비에도 힘쓰고 있다. K-SURE는 지난 9월 수입보험의 적용 대상 품목을 확대하는 '원자재 수입 총력 지원 방안'을 수립·시행했다. 수입 보험을 이용하는 기업들에 ▲인수한도 상한선 확대 ▲책정 가능한도 우대 ▲기존 이용 고객 무감액 만기연장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보증기간을 기존 1년에서 최대 3년으로 연장한 '중기 보증'을 도입해 중소기업의 안정적인 장기 자금 확보를 지원하고 있다. 수출실적이 없어 무역금융 대출을 받지 못하는 중소기업에는 민간 자금을 활용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수출성장금융'을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K-SURE의 중소기업 수출 지원 규모는 지난 11월 기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1% 상승한 70조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지원 실적을 달성했다.

이인호 K-SURE 사장은 "내년에도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한 무역수지 적자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돼 우리 수출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라며 "어려운 대외 여건 속에서도 우리 기업이 수출에 대한 꿈을 잃지 않고 해외 시장 개척에 대한 동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고자 : 이기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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