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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의 친환경

지난해 농심은 라벨이 없는 무(無)라벨 백산수를 출시했다. 라벨 없는 생수병으로 출시하면서, 병을 분리수거할 때 라벨을 떼어내지 않아도 돼서 편리할 뿐 아니라 페트병 재활용률도 한결 높아졌다. 제품 이름과 수원지(水源地)는 페트병에 음각으로 새겼고, 제품 상세 정보는 묶음용 포장에 인쇄했다. 올해부터는 바코드와 제품 정보를 병목에 표시한 무라벨 0.5L 제품도 선보이고 있다.

◇라벨 뜯어낸 생수

농심은 무라벨 생수병을 도입한 것 외에도 페트병 경량화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19년 12월 백산수 0.5L 제품의 경량화를 추진, 플라스틱 사용량을 13.5%가량 줄인 바 있다.

투명 페트병 재활용을 활성화하기 위한 협약도 체결했다. 한국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 같은 재활용업체와 업무협약을 맺고 무라벨 백산수 판매를 확대했고, 사내·외에서 페트병을 수거한 뒤 재활용업체에 무상으로 공급해 재생 페트 자원 순환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농심 관계자는 "투명 페트병은 색소나 다른 물질이 들어 있지 않아 고품질 재활용 재료로 꼽힌다"며 "재생 페트 자원 활용이 더욱 활성화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달라진 라면 포장

농심은 라면 묶음 포장을 바꿔 포장지 사용량을 줄이는 시도도 시작했다. 가령 생생우동과 둥지냉면 4개 묶음의 제품 포장을 밴드로 감싸는 방식으로 바꿨는데, 이를 통해 포장지 사용량이 한층 줄어들었다.

재활용이 더 쉬워지도록 라면 포장재 재질도 바꾸고 있다. 신라면큰사발과 짜파게티범벅 같은 컵라면 7개의 용기 재질을 작년에 PSP에서 종이로 바꿨다. 또한 올해 무파마탕면 같은 라면 제품의 묶음 포장 비닐도 투명 비닐로 교체했다. 앞면과 옆면에는 브랜드 디자인과 표기 사항 같은 최소한의 내용만 삽입했다. 포장재를 투명 비닐로 바꾸면 잉크 사용량이 줄어들 뿐 아니라 재활용률도 높아진다. 생생우동 용기는 최근 흑색에서 백색으로 색상을 바꿨다. 재활용 용이함 등급을 '어려움'에서 '우수'로 높이려는 것이다.

◇대체육 생산 넓힌다

친환경 먹거리로 꼽히는 대체육 생산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7년부터 식물성 고기 다짐육을 개발, 채식 커뮤니티와 유명 채식 식당 셰프들과 함께 다양한 메뉴를 만들어 제품을 생산해왔다. 소비자 시식과 평가를 반영하는 과정을 반복해 제품의 맛과 품질 완성도를 높여왔다. 독자적으로 연구·개발한 실제 고기와 유사한 맛과 식감, 육즙까지 구현하는 HMMA(High Moisture Meat Analogue) 공법을 사용해 고기의 부위별 질감까지 나타낼 수 있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농심 관계자는 "지난 50년간 농심이 쌓아온 R&D 기술력이 집약됐다"면서 "대체육은 콩 단백질 분말을 고온 고압으로 성형 틀에 통과시켜 뻥튀기처럼 뽑아내는 원리로 만들어지는데 이 과정이 바나나킥 같은 스낵을 만드는 원리와 흡사하다"고 말했다. "고온 고압에서 재료의 맛과 향을 유지하고, 성형 틀에 통과시키며 원하는 모양과 질감을 만들어내는 사출 기술을 접목해 대체육 제조 설비를 완성해냈다"는 것이다. 농심의 대체육 브랜드 '베지가든'은 현재 40여 종류 제품을 시장에 내놓고 있다. 식물성 다짐육과 패티, 떡갈비와 너비아니, 샐러드 소스와 국물 요리용 사골 맛 분말, 소스도 나왔다. 대체육을 활용한 만두와 식물성 치즈도 있다.

◇비건 파인 다이닝 'Forest Kitchen'

농심은 올해 비건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 'Forest Kitchen'도 오픈했다. 'Forest Kitchen'은 숲(Forest)과 주방(Kitchen)을 조합해서 만든 단어. 자연의 건강함을 담은 메뉴를 고객에게 제공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휴식(For Rest)의 의미도 있다. 비건 푸드로 고객의 힐링과 지구 환경에 기여하겠다는 생각을 담았다.

'Forest Kitchen'은 문을 연 이후 꾸준한 호응을 얻고 있다. 올해 12월 현재 레스토랑 예약 애플리케이션 '캐치테이블'에서 평점 5점 만점에 4.7점이다. 지난 9월에는 서울시가 발표한 '2022 테이스트오브서울(Taste of Seoul) 100선'에 이름을 올렸다. 레스토랑 100곳 중 새로 문을 연 채식 레스토랑은 'Forest Kitchen'이 유일하다. 비건 레스토랑이지만 비건이 아닌 소비자도 많이 찾는다. 예약자 리뷰 중엔 "비건이 아니지만, 고기 없이도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어서 행복했다" "비건은 맛이 없다는 편견을 버렸다" "비건이든 아니든 꼭 와봐야 하는 식당" 같은 평이 여럿이다. 기고자 : 송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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