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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친구가 주말에 있는 결혼식에서 잠깐 들고 돌려준다며 제 명품 가방을 빌려 갔습니다. 가방 가격은 800만원 정도입니다. 잘 아는 친구 사이고 돈거래 하는 것도 아니어서 따로 계약서를 쓰진 않았어요. 그런데 주말 하루면 된다던 친구가 몇 주째 가방을 돌려주지 않고 있습니다. 처음엔 서로 스케줄이 어긋나서 못 만나는 건가 했는데, 최근에는 아프다고 하더니 아예 제 연락에 답도 뜸해지고 있어요. 이럴 때 제 가방을 돌려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요? 또 가방을 제때 돌려주지 않은 것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까요?

A. 서면 계약서를 쓰지 않았더라도 친구 사이에 잠시 명품 가방을 빌려주는 행위는 엄연한 계약입니다. 구두로 민법상 사용대차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민법에 따라, 물건을 빌려 간 사람은 정해진 용법에 따라 사용·수익할 의무, 목적물 보관 의무, 계약 종료 혹은 해지 시 원상 회복 의무 등을 집니다. 사용 기간에 대한 특별한 약정이 없더라도 충분한 기간이 경과했다면 빌려준 사람은 언제든 계약을 해지할 수 있습니다.

위 사례에서 하루만 쓰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가방을 돌려주지 않는다면 의뢰인은 민사소송을 통해 사용대차 계약 종료 또는 해지에 따른 동산 인도 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또 원상 회복 의무 위반에 따른 사용 이익 반환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사용 이익은 통상적인 명품 가방 렌트 비용을 기준으로 산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나아가 빌려준 가방이 손상됐다면 수리비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민사뿐 아니라 형법상 횡령죄로 고소할 수도 있습니다. 횡령은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재물을 불법적으로 가로챌 때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대법원은 단순히 반환을 거부한 사실만으로는 횡령죄 성립을 인정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위 사례에서 반환을 거부하는 이유나 행동 방식, 기간 등을 종합해볼 때 친구가 의뢰인의 가방을 고의로 가로챌 의사가 있다고 판단할 여지가 있어 보입니다. 그러므로 친구가 계속 접촉을 피한다면 민사소송을 통해 가방 반환을 요구하는 동시에 경찰에 횡령죄로 고소하는 방안을 고려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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