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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되면서 감기에 걸리는 아이가 많아요. 특히 단체생활을 하는 아이 중에는 치료 후 몸 상태가 좋아져 약을 중단한 지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또 감기에 걸리는 경우가 생겨요. 이때 마음이 조급해진 부모들은 "아이가 자꾸 아프니 한 번에 낫게 항생제 같은 센 약을 달라"고 요구하기도 하는데요.

인류 최초의 항생제인 페니실린이 개발되기 전만 해도 인간의 평균수명은 36세였고, 영유아 절반이 10세 이전에 사망했어요. 1945년 페니실린이 개발되지 않았다면 현재 인구는 지금의 절반 이하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지요. 하지만 페니실린 개발 이후에는 내성균이 나타나기 시작했는데요.

항생제 내성은 항생제를 사용해도 세균이 항생제에 저항하며 죽지 않는 현상을 뜻해요. 세균은 항생제에 노출되면 대부분 죽지만 일부 균은 자신의 유전자 정보를 바꿔서 계속 살아남으며 내성균이 돼요. 이 내성균은 다른 균에도 내성 유전자를 전달해 또 다른 내성균으로 변화시키기도 해요.

항생제 오남용은 세균이 내성균이 될 가능성을 높여요. 따라서 항생제는 꼭 필요한 경우에만 적절한 용량으로, 적절한 기간만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에요. 하지만 의사가 "바이러스로 인한 감기이니 항생제는 먹지 말고 1~2일 정도 해열제로만 조절을 해보자"고 권고하더라도 아이의 열이 금방 떨어지지 않으면 항생제를 써야 하는 것은 아닌지 조급해하는 부모가 많아요. 항생제는 세균 감염이 아닌 단순 바이러스에 의한 감기에는 사용하지 않아요. 다만, 감기처럼 보이더라도 발병 초기부터 39도 이상 고열이 동반되거나 세균 감염이 의심되는 경우 등 진찰상 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때 항생제 처방을 할 수 있어요.

반대로 항생제가 너무 독한 약이라고 꺼리는 부모도 있는데요. 세균성 인두편도염, 세균성 폐렴, 요로감염 등 세균 감염으로 인한 증상이 나타날 경우에는 꼭 항생제를 써야 해요. 이때 항생제를 안 먹이거나 임의로 중단하면 합병증이 생길 수 있어요. 항생제 복용은 의사의 판단하에 꼭 필요할 때만 적정 용량, 적정 기간 지켜 사용해야 한다는 것 잊지 마세요. 기고자 : 백정현 우리아이들병원장·소아청소년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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