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올 처리 안되면 회사채 발행 막혀
구매대금 못내 발전소 멈출수도

국회가 한국전력의 회사채 발행 한도 확대에 제동을 건 가운데 한국가스공사도 회사채 발행 한도를 확대하는 법안 통과가 불투명해지면서 비상이 걸렸다. 증시에 상장된 국내 양대 에너지 공기업이 빚조차 내지 못하는 재무 위기에 처하면서 블랙아웃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4일 가스업계에 따르면 가스공사법 개정안의 연내 통과가 불확실해지며 국내 LNG(액화천연가스) 수급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 9월 국회에서는 자기자본의 4배인 가스공사의 회사채 발행 한도를 5배로 확대하는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두 차례 보류 결정이 내려지며 법안심사 소위 문턱조차 넘지 못하고 있다.

올해 가스공사는 원료비를 가스요금에 반영하지 못해 발생하는 미수금이 무려 1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렇다 보니 가스공사는 올해 내내 채권 발행을 통해 운영비와 천연가스 구매 비용을 충당해왔다. 가스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21조원 수준이던 회사채 누적 발행액은 지난 10월 말 27조원으로 급증하면서 올해 사채 발행 한도인 29조7000억원에 근접했다. 연말 환율이 오를 경우 외환 사채가 불어나며 한도를 채울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LNG 현물 가격이 오르고 환율이 뛰면서 자금 수요가 늘어 회사채 발행 한도가 올해 안에 소진될 전망"이라며 "내년부턴 LNG 구매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디폴트 상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LNG 수입이 막히면 도시가스 공급은 물론 LNG발전소 가동이 멈추며 블랙아웃이 일어날 수도 있다.

어떻게든 회사채 발행 한도를 확대한 뒤 향후 요금 인상을 비롯한 체질 개선에 나서는 방법 외에 현실적인 대안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손양훈 인천대 교수는 "한도가 부족해 회사채 발행이 안 되면 자금 확보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며 "한전법과 함께 가스공사법도 개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기고자 : 조재희 기자
본문자수 : 930
표/그림/사진 유무 : 없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