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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의 살아있는 전설, 4강전 패배로 우승 끝내 좌절

등번호 10번을 단 두 팀의 주장은 비슷한 길을 걸었다.

월드컵 준우승을 하고도 골든볼(최우수선수상)을 받았고, 축구 선수로는 최고 영예인 발롱도르를 수상한 경력을 지녔다. 스페인 리그에서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수차례 경험했다. 카타르에서 월드컵 우승에 마지막으로 도전한다는 점도 같았다.

14일 준결승에서 아쉬움을 삼킨 쪽은 크로아티아의 공격형 미드필더 루카 모드리치(37·레알 마드리드)였다. 그는 리오넬 메시(35·파리 생제르맹)의 아르헨티나에 0-3으로 끌려가던 후반 36분 교체됐다. 패색이 짙어가던 순간이었음에도 팬들은 모드리치에게 기립 박수를 보냈다.

모드리치는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크로아티아가 처음 결승에 진출하는 데 앞장섰다. 결승에서 프랑스에 2대4로 져 우승까지 달성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조별리그부터 2골 1도움을 올리며 골든볼의 영예를 안았다.

1985년 9월생인 모드리치는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세계 최고 플레이메이커답게 왕성한 활동량과 수준 높은 패스 능력으로 팀을 이끌었다. 37세 이상으로 단일 월드컵에서 6경기 연속 선발 출전한 역대 네 번째 선수로도 이름을 올렸다. 골키퍼(2명)가 아닌 필드 플레이어로는 1962년 칠레 대회 때의 니우통 산투스(브라질·레프트백) 이후 60년 만이었다.

14일 아르헨티나전은 모드리치에게 161번째 A매치(크로아티아 역대 1위)였다. 2006년 3월의 A매치 데뷔전 상대가 아르헨티나였으니 인연이 남다르다. 당시 만 18세였던 아르헨티나의 메시는 A매치 통산 첫 골을 넣었는데, 결과는 크로아티아의 3대2 승리였다. 크로아티아의 영웅으로 한 시대를 풍미한 모드리치는 좌절하지 않았다. 그는 "3-4위전에서 동메달을 따려면 준비가 필요하다"며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기고자 : 성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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