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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길 앞장선 메시

후반 24분 2-0으로 앞서던 아르헨티나의 간판스타 리오넬 메시(35·파리 생제르맹)와 이번 대회 최고의 수비수로 평가받는 크로아티아의 요슈코 그바르디올(20·라이프치히)이 골대 오른쪽에서 일대일로 맞붙었다. 메시의 속임 동작 몇 번에 그바르디올은 반응하지 못했고, 메시는 유유히 골라인을 타고 공을 몰아 문전으로 패스했다. 쇄도하던 훌리안 알바레스(22·맨체스터 시티)가 가볍게 공을 차 넣으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메시의 마지막 기회

메시는 14일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크로아티아와 벌인 2022 카타르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전반 페널티킥 선제골과 쐐기골 도움으로 3대0 완승을 이끄는 데 일등 공신이 됐다.

아르헨티나의 카타르 월드컵은 녹록지 않았다. 메시는 첫 월드컵 우승을 이루겠다며 "위대한 꿈을 이룰 마지막 기회"라고 했다. 각오가 무색하게 시작부터 삐끗했다. 첫 경기에서 아시아의 복병 사우디아라비아에 1대2로 덜미를 잡혔다.

하지만 메시와 아르헨티나는 이내 전열을 가다듬고 2연승으로 조별 리그를 1위로 통과했다. 16강전에서 호주(2대1 승), 8강전에서 네덜란드(2대2, 승부차기 4-3)를 차례로 깬 뒤 크로아티아까지 격파하며 결승에 도착했다. 메시는 "첫 경기 패배 덕분에 서로 더 믿게 됐고, 우리는 더 강해졌다"고 했다.

◇마라도나를 위한 우승

메시는 이날 많은 월드컵 기록을 세웠다. 25번째 월드컵 경기 선발 출전으로 로타어 마테우스(독일)와 함께 이 부문 역대 최다 타이기록 보유자가 됐다. 이 밖에도 공식 기록을 집계하기 시작한 1966년 이후 통산 공격포인트 타이(19개), 아르헨티나 최다 골(11골) 등 많은 기록을 세웠다. 또 이번 대회에서만 5골을 넣어, 14일 기준 프랑스 킬리안 음바페(24·PSG)와 득점 공동 선두가 됐다.

하지만 무엇보다 메시가 원하는 건 월드컵 우승 트로피다. 그는 소속 클럽에서 숱하게 우승컵을 들어 올렸던 반면 유독 월드컵과는 인연이 없었다. 2014 브라질 대회에서도 결승에 올랐지만 부담감 탓에 경기 중 구토를 하는 등 제 모습을 보이지 못하며 독일에 0대1로 진 쓰라린 기억이 있다.

메시가 우승을 더욱 원하는 이유엔 그의 우상인 디에고 마라도나도 있다. 그는 2020년 세상을 떠난 마라도나의 영전에 월드컵 트로피를 바치겠다는 각오를 내비친 바 있다. 마라도나가 맹활약한 1986 멕시코 월드컵 이후 36년 만에 우승을 노리는 메시는 이렇게 말했다. "마라도나가 천국에서 우리를 지켜보고 계십니다. 그가 우리를 이끌어주는 힘이 끝까지 한결같길 소망합니다."

[그래픽] 리오넬 메시가 14일 이룬 월드컵 기록 기고자 : 이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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