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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보험기금 부정수급 조사
＂1차 177명 형사처벌＂ 검찰 송치

A씨는 작년 6월 대구지방고용청에 '일자리를 잃었다'며 실업급여를 신청했다. 이후 120일 동안 실업급여 721만원을 타 갔다. 그런데 대구지방고용청이 조사해보니 A씨가 일했다는 곳은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유령 회사'였다.

A씨 뒤에는 브로커 일당이 있었다. 이들은 음식점, 과일 가게, 수퍼마켓, 쓰레기 재활용 회사, 정육점 등 다양한 유령 회사를 만든 후 친척이나 지인 등이 일한 것처럼 서류를 꾸며 1년 만에 4억2558만원을 빼돌렸다. 브로커는 5명, 명의를 빌려준 이들은 52명으로, 브로커가 수익의 65%를 가져갔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6개월 동안 전국에서 고용보험 수사관 210명이 기획 조사를 벌여 밝혀낸 고용보험기금 부정 수급 조사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고용보험기금에서 돈이 나가는 실업급여, 고용유지지원금, 육아휴직 급여 등이 조사 대상이었다. 조사 결과 총 269명의 부정 수급자가 적발돼, 이 중 177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적발 금액은 총 25억7000만원이었다. 고용부는 추가 조사를 벌이고 있어 부정 수급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실업급여를 받다가 취업했는데도, 이를 숨기고 실업급여를 계속 타간 이들도 대거 적발됐다. 취업이 되면 실업급여 지급이 중단돼야 하는데 이들은 새로 얻은 직장에서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는 방법으로 취업 사실을 숨겼다. 164명이 이런 식으로 부정 수급한 실업급여가 9억5600만원에 달했다.

육아휴직을 하지 않았는데 한 것처럼 서류를 꾸며 돈을 타낸 회사도 8곳이 적발됐다. 육아휴직을 하면 직원은 고용보험기금에서 월급 대신 '육아휴직 급여'를 받고, 중소기업일 경우 회사는 별도의 정부 보조금을 받는다. 직원 입장에선 육아휴직 급여와 월급을 함께 받을 수 있고, 회사 입장에선 지원금을 받을 수 있으니 서류를 조작한 것이다. 고용유지지원금을 타내기 위해 가짜 서류를 낸 곳들도 적발됐다. 고용유지지원금은 '직원을 해고하는 대신 휴업·휴직을 시키면 정부가 인건비 일부를 대주겠다'는 취지의 지원금이다. 기고자 : 곽래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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