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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가 연임에 도전한 구현모 KT 대표에 대해 "CEO 연임이 적격하다"는 심사 결과를 13일 이사회에 통보했다. 하지만 KT이사회는 이날 "다른 후보들과 경선을 치르게 해달라"는 구현모 대표의 요청을 받아들여 사내·외 후보 공모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구 대표가 최근 자신을 둘러싼 논란을 피하기 위해 이같이 요청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사장 공모 절차를 다시 진행하고 최종 선발된 후보를 내년 3월 열리는 주주총회에 단독 후보로 올리기로 했다.

현 이사회 규정에는 연임 도전 의사를 밝힌 현직 CEO가 대표이사후보심사위에서 '적격' 결과를 받으면, 다른 후보 공모없이 주주총회에서 재선임 절차를 밟도록 돼있다. 하지만 이날 KT에 따르면, 구 대표는 이사회에 참석해 심사 대상을 자신 혼자만이 아니라 복수 후보로 늘려 다시 진행해줄 것을 요청했다. 구 대표는 "주요 주주가 제기한 소유분산기업의 지배구조에 대한 우려를 고려해 복수 후보에 대한 심사 가능성을 검토해달라"고 했다고 한다. 이사회가 아직 구체적인 공모 절차와 일정은 내놓지 않았지만, 이달 말 또는 다음 달 초까지 공모와 심사를 마치고 최종 후보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그동안 KT의 최대주주(지분 10.35%)인 국민연금이 내년 3월 주총 때, 구 대표가 '국회의원 쪼개기 후원금' 사건 연루 혐의로 1500만원의 벌금형 약식명령을 받은 것을 문제 삼아 연임에 반대할 가능성이 제기돼왔다.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은 최근 간담회에서 KT처럼 이른바 '오너 없는 기업'인 소유 분산 기업들을 겨냥, "지배구조에 문제가 많다" "(내부) 규정이나 후계자 양성이 사회적 인정을 받을 수 있는 원칙이 정립돼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여권(與圈) 일각에서도 전 정부 때 CEO가 된 구 대표가 새 정부 들어 '나 홀로 심사'를 통해 단독 후보로 추대되는 상황에 대해 불만 분위기가 감지돼왔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반대 기류를 최대한 수그러뜨리기 위해 경선으로 절차상 시비를 없애려는 것"이라고 했다. 기고자 : 김봉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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