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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하면 '대통령'이 떠오른다. 청와대란 명칭은 윤보선 대통령 시기 본관 지붕 청기와[靑瓦]에서 유래했다. 경무대라 칭한 이름 대신 미국의 화이트하우스와 견줄 수 있어 개칭된 셈이다. 대통령실이 용산으로 옮겨 갔지만, 대한민국 건국 후 12명의 대통령이 머문 청와대의 상징성은 크다.

대통령 공간이란 호기심 때문인지 5월 10일 청와대가 개방된 이래 272만명의 방문객이 찾았다. 최근 상춘재와 영빈관이 귀빈 공식 행사에 쓰이며, 월드컵 16강 영웅들을 위한 환영 만찬도 영빈관에서 열려 화제가 되었다. 필승의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애쓴 선수와 일행들이 품격 있는 영빈관에서 환영받는 모습이 반가웠다.

그 모습이 오래전 청와대 행사에 참석한 기억을 떠올렸다. 대통령의 정원인 녹지원에서 반송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고, 영빈관에서는 긴장하며 보릿자루처럼 있다 온 기억이 있다. 몇 차례 방문했지만, 당시엔 보고 싶은 유적을 맘껏 볼 수 없었다. 그저, 청와대와 어우러진 북악산 자락에 아쉬움만 두고 왔다.

이제는 청와대가 전면 개방되면서 누릴 수 있는 기쁨을 가졌다. 하지만 역사적 장소의 보존과 쓰임에 생각이 더 깊어진다. 청와대는 고려 남경의 궁터였고, 조선 시대 '경복궁의 후원'을 품은 곳이다. 과거 시험장과 군사 훈련장이 자리했고, 나무와 숲을 보호하고 왕이 몸소 농사지어 보며 풍년을 기원한 터였다.

다행스럽게도 지난 10월, 녹지원 반송을 포함한 6그루의 '청와대 노거수군'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되며 국가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또한, 조선 왕실 밤잔치용으로 궁을 밝히던 '사각유리등'을 활용한 가로등이 경복궁과 청와대 사잇길을 밝히며 옛터의 의미를 잇고 있다.

천 년의 시간을 이은 청와대에는 지금 우리 흔적도 더해지고 있다. 청와대 옆에는 왕의 생모인 후궁들의 위패를 모신 칠궁과 독립운동가 김규식의 집 삼청장을 비롯한 많은 유산도 있다. 그 오랜 흔적과 함께 청와대가 품은 의미를 아끼며 돌아봐야겠다. 기고자 : 윤주 한국지역문화생태연구소 소장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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