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800억 동결자산 외 추가 포착… 金, 주가조작 통해 세탁시도 정황

대장동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엄희준)는 13일 김만배(화천대유 대주주)씨가 대장동 사업에서 얻은 최소 100억원대의 범죄 수익을 숨긴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 등 대장동 일당이 실명과 차명으로 갖고 있던 부동산, 채권 등 800억원대 자산을 이미 동결한 검찰이 김씨의 은닉 재산을 추가로 찾아낸 것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화천대유 공동대표 이한성씨와 이사 최우향씨, 인테리어 업자 A씨 등 3명을 이날 체포했다. 아울러 검찰은 이들의 주거지와 사무실, 김만배씨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태평양 사무실 등 10여 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태평양 소속 변호사가 김씨의 범죄 수익 은닉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보고 해당 변호사의 휴대전화도 압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체포된 이한성씨는 쌍방울에서 뇌물 등 3억2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화영 전 열린우리당(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보좌관 출신이다. 그는 김만배씨의 대학 후배로 김씨의 통장을 관리했다고 한다.

이씨와 함께 체포된 최우향씨는 쌍방울 대표, 쌍방울그룹 부회장 출신으로 2014년 쌍방울 주가조작 사건에도 연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김만배씨 변호를 맡은 태평양 변호사들의 회의에도 수차례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만배씨가 지난 2019~2020년 천화동인 1호에서 빌린 대여금 473억원의 사용처를 추적해 왔다. 이 자금의 일부가 최우향씨에게 흘러 들어갔으며 기업 인수와 상장, 주가 조작을 통해 세탁하려 한 정황을 검찰이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2020년 2월 최씨에게 20억원을 송금했고, 2020년 6월에는 최씨가 운영하는 B사에 30억원을 투자했다고 한다. 최씨는 이 돈을 중소기업 인수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검찰의 대장동 수사가 진행 중이던 작년 10월에도 최씨에게 30억원을 대여금 명목으로 건넸다. 2020~2021년 김씨와 최씨 간 돈거래 등이 100억원대에 이른다는 것이다. 최씨는 김씨에게 쌍방울 그룹의 실소유주인 김성태 전 회장도 소개해줬다고 한다.

쌍방울 그룹은 이화영 전 의원 등 이재명 민주당 대표 주변 인사들을 대거 사외이사로 영입하고 '이재명 경기도'의 대북 지원 사업을 후원하는 등 이 대표 측과도 깊숙이 얽혀 있다. 쌍방울이 이 대표의 변호사 수임료를 대납했다는 의혹도 제기돼 있다.

검찰은 최우향씨에게 건너간 김만배씨 자금이 복잡한 돈세탁을 거쳐 이 대표 주변으로 흘러 들어갔는지도 확인할 방침이라고 한다. 법조계에서는 "김만배씨의 추가 범죄 혐의가 포착된 만큼, 이재명 대표 소환 조사 등은 당초 예정보다 늦어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한편, 쌍방울 부회장 출신인 최씨는 김만배씨와 '특수 관계'로 알려졌다. 작년 10월 대장동 사건을 수사하던 검찰이 김씨에 대해 청구한 첫 번째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최씨는 오토바이를 타고 헬멧을 쓴 채로 서울구치소 앞에 나타나 구치소를 나서는 김씨를 '호위'하며 미리 준비한 차량에 태워 보내기도 했다. 당시 김씨는 "최우향은 20년 지기 사회 후배"라며 "고마운 동생"이라고 했다. 최씨는 최근 김씨의 대장동 재판이 열릴 때마다 휠체어를 타고 나타나 재판을 방청했다.

쌍방울 관계자는 "최우향씨는 이미 쌍방울을 떠난 지 오래된 직원이고, 쌍방울은 해당 의혹들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했다. 기고자 : 송원형 기자 이세영 기자
본문자수 : 1700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