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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오전 삼성전자 사업장에서 생활가전사업부 임직원 10여 명과 인사팀은 공개 미팅 형식의 공청회를 열었습니다. 말이 공청회지 생활가전사업부 임직원이 인사팀에 강하게 항의하는 자리였다고 합니다. 문제의 발단은 전날 사내 게시판에 올라온 인사팀의 생활가전사업부 인력 모집 공고였습니다.

삼성전자는 냉장고·세탁기·식기세척기 등을 생산하는 생활가전사업부 인력 충원을 위해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습니다. 삼성전자 내부 직원이 생활가전사업부로 옮기면 일시금 2000만원을 지급하고 3년 뒤 원래 일하던 곳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조건입니다. 또 3년 동안 초과이익 성과급(Profit Sharing)을 원래 소속됐던 사업부와 생활가전사업부 중에서 많은 쪽을 택할 수 있고, 인사 평가에도 상대적으로 유리한 별도 기준을 적용한다고 했습니다.

생활가전사업부가 다른 사업부와 비교해 실적이 낮다 보니 성과급도 많지 않아 직원들 사이에 기피 부서가 됐고, 인력 충원이 되지 않는 악순환이 거듭되자 내놓은 고육지책이었습니다. 지난 3분기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은 5조원 이상, 스마트폰을 포함한 IT기기(MX) 부문은 3조원 이상 영업이익을 냈지만 가전 분야에선 2500억원에 그쳤습니다.

상대적 박탈감이 컸던 생활가전사업부 직원들은 공청회 자리에서 "몇 백명 신규 인력을 충원하겠다고, 7000명에 달하는 생활가전사업부 직원 사기를 바닥으로 떨어뜨릴 수 있느냐"고 항의했다고 합니다. 삼성전자 한 직원은 "수년 동안 생활가전은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로 연말 성과급 지급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돼왔다"며 "가전 담당 직원의 연간 수입이 다른 사업부 직원보다 수천만원 적은 경우도 있었다"고 말합니다.

삼성전자 내·외부에선 특정 사업부의 소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합니다. 원치 않았는데 해당 사업부로 이동한 직원이 있을 수 있고, 박탈감이 저성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이죠. 무엇보다 사업부별 성과 격차가 계속 벌어진다면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나라 대표 기업 삼성전자가 조직이 흔들려 기업 경쟁력이 떨어지는 일이 없도록 합리적인 인사 균형점을 찾길 바랍니다. 기고자 : 임경업 기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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