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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크로아티아 내일 새벽 4강전, 두 감독 지략싸움

2014년 준우승팀과 2018년 준우승팀 간의 맞대결이 벌어진다. 2022 카타르 월드컵 결승행 티켓을 두고 14일 오전 4시 맞붙는 아르헨티나와 크로아티아는 최근 두 대회 우승 문턱에서 미끄러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아르헨티나는 2014 브라질 월드컵 결승에서 독일에 졌고, 크로아티아는 2018 러시아 월드컵 결승에서 프랑스에 우승컵을 내줬다.

◇스칼로니 버스와 메시

아르헨티나를 이끄는 리오넬 스칼로니(44) 감독은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 오른 32국 사령탑 중 나이가 가장 어리다. 간판 선수 리오넬 메시(35·파리 생제르맹)와 2006년 월드컵을 함께 뛰었을 정도다. 2018년 호르헤 삼파올리 감독이 러시아 월드컵 성적 부진으로 물러난 뒤 수석코치였던 스칼로니 감독이 대행을 거쳐 정식 감독으로 지휘봉을 잡았다.

아르헨티나는 스칼로니 감독 체제에서 한때 36경기 무패 행진을 벌이는 등 강한 면모를 드러냈고, 아르헨티나 팬들도 그에게 전폭적 지지를 보내고 있다. 스칼로니호의 별명은 '라 스칼로네타'다. 스칼로니의 이름에 소형 버스를 뜻하는 '카미오네타(camioneta)'를 합친 것이다. 골닷컴 등에 따르면 스칼로니 감독이 개성 강한 선수들을 하나로 묶어 작년 코파아메리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자 어떤 팬이 그가 버스를 운전하는 그림과 함께 이러한 별명을 붙였다.

아르헨티나는 이번 대회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1대2로 충격적 패배를 당했다. 그렇지만 스칼로니 감독은 흔들리지 않고 팀을 준결승까지 이끌었다. 프랑스 르몽드는 "스칼로니 감독은 뜨겁게 달아오른 아르헨티나를 이끄는 냉혈한 감독이며, 이성적인 목소리를 낸다"고 했다. 그는 메시의 사용법을 잘 아는 사령탑으로도 평가받는다. 스페인 마르카는 "스칼로니 감독은 메시에게서 위대함을 쥐어짜낸 천재"라고 했다. 메시는 화려한 클럽 경력과 달리 대표팀에선 오랫동안 우승컵을 들지 못했다. 그렇지만 아르헨티나는 지난해 스칼로니 감독 체제에서 코파아메리카 챔피언에 올랐고, 메시도 메이저 대회 무관에서 벗어났다. 아르헨티나축구협회는 이미 2026 북중미 월드컵이 끝날 때까지 스칼로니 감독의 임기를 보장했다.

◇두 대회 연속 돌풍

메시는 준결승전을 앞두고 "크로아티아는 매우 어려운 상대다. 좋은 선수들이 있고, 지난 월드컵 때와 감독도 같다"고 했다. 크로아티아의 즐라트코 달리치(56) 감독은 이처럼 상대 선수가 경계 대상으로 꼽을 정도로 돋보이는 사령탑이다. 선수 시절 국가대표 경력이 전무한 달리치 감독은 알바니아 등에서 지도자 경험을 쌓고 2010년 중동에서 지휘봉을 잡았다. 중동 리그에서 거둔 성공을 바탕으로 2017년 크로아티아 지휘봉을 잡은 그는 특유의 카리스마로 팀을 하나로 묶어 2018년 러시아 대회에서 준우승 돌풍을 이끌며 유명해졌다.

4년 전 매 경기 연장 승부를 벌이며 끈질기게 올라갔던 크로아티아는 이번 대회에서도 16강과 8강 모두 선제골을 내주고 균형을 맞춘 뒤 승부차기로 준결승에 올랐다. 달리치 감독은 "우리는 작은 나라이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며 "이 팀은 크로아티아인의 영혼을 반영한다"고 했다.

아르헨티나와 크로아티아의 경기는 두 베테랑 선수의 대결로도 관심을 끈다. 아르헨티나의 메시와 크로아티아의 루카 모드리치(37·레알 마드리드)는 각각 브라질 대회와 러시아 대회에서 최우수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볼을 받고도 팀이 준우승에 머물러 웃지 못했다. 두 선수는 사실상 마지막 월드컵인 이번 대회에서 팀을 이끌며 우승을 노린다.

두 팀은 현재 A매치 상대 전적에서 2승 1무 2패로 동률을 이뤘다. 월드컵 무대 전적도 1승 1패로 같다. 4년 전 러시아 대회 조별리그에서 만났을 당시 크로아티아가 예상을 뒤엎고 아르헨티나를 3대0으로 제압했다.

[그래픽] 누구의 지략이 더 잘 먹힐까 / 2022 카타르 월드컵 준결승전 기고자 : 김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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