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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치형 명지대 바둑학과 주임교수

명지대 바둑학과 폐지를 둘러싼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명지대·명지전문대 통합추진위(통추위)가 지난주 바둑학과 폐과(廢科)안이 포함된 통합안을 통과시키자 이에 반대하는 의견이 국내외에서 대거 쏟아지고 있다. 명지대 바둑학과 남치형 주임교수(학과장)의 얘기를 들어봤다.

―통추위서 폐과 결론이 났다.

"통추위 41명 중 반대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위원은 6명뿐이어서 예상된 결과였다. 이번 주 교무위원회, 대학 평의회, 법인 이사회 등이 줄줄이 열리는데, 준비한 반박 자료를 들고 위원들을 찾아다니며 '읍소'할 생각이다."

―어떤 자료인가.

"결코 폐과 대상이 아님을 보여주는 지표들이다. 25국 유학생 85명이 거쳐 갔을 만큼 바둑학과의 국제적 위상은 확고하다. 학생 취업률, 교수 연구 실적 등 전 부문이 중위권 이상이다. 입학 경쟁률은 3대1 아래로 내려간 적이 한 번도 없다."

―구조 조정은 어느 조직에나 있다.

"바둑학과는 학교 경영에 손해 끼친 적이 전혀 없고 언제나 명예만 안겨주었다. 이번 통합안은 실용 학문을 지향하고 있는데, 바둑학과만큼 특성화·실용화된 과(科)가 어디 있나."

―폐과될 경우 가장 걱정되는 것은?

"삶의 항로를 바둑 분야에 두고 꿈을 키워온 바둑학과 재학생, 지망생들에게 너무 미안한 마음이다. 폐과는 바둑 인력 수급 구조의 붕괴로 이어져 바둑계를 심각하게 위축시킬 것이다."

―학생들의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내가 보기엔 학생들의 모교에 대한 애정은 학교의 학생 사랑보다 몇 배는 더 진하다. 학교가 학생들의 말을 너무도 안 들어준다. 20년 넘게 재직하면서 이런 사태를 맞기까지 역할을 못 했다는 자괴감에 너무 괴롭다(울먹임)."

―외국 유학생들에겐 피해가 없나?

"상하이 건교대와 명지대에서 2년씩 4년을 수강하면 명지대에서 바둑 학사증을 수여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이런 케이스가 여럿 있는데 폐과될 경우 어찌 처리할지 난감하다. 코로나로 미뤄졌던 교류를 강화하자는 제안이 계속 들어오는 상황인데…."

―명지대 밖에서 폐과 반대 운동이 거세다.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격려에 놀랐다. 바둑계와 팬들이 이렇게 한목소리로 지지해 주실 줄 몰랐다. 감사드린다. 큰 힘이 될 것이다."

―중국 쪽 서명 참가자가 500여 명에 이른다.

"중국인 재학생 또는 졸업생들이 각자의 출생 성(省)에 요청해 서명을 유도했다고 한다. 대만도 그런 식으로 명단을 만들어 보내왔다. 국경을 초월한 모교 사랑과 바둑 사랑에 감동했다."

―학교 측에 하고 싶은 말은?

"25년 전 바둑학과를 만들어 주신 데 대해 바둑인의 한 사람으로서 새삼 감사드린다. 덕분에 크게는 더 많은 세계인이 바둑을 즐길 수 있게 됐고, 작게는 거쳐간 학생들이 좋아하는 분야에서 평생 일할 수 있었다. 앞으로 25년도 자랑스러운 역사를 이어갈 수 있도록 폐과안 철회를 간곡히 부탁드린다." 기고자 :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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