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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붕어빵을 제철생선이라 부른다던가. 하늘로 치솟는 물가와 험한 세상 덕분인지 붕어빵 가게도 이제 귀해져서 붕어빵 파는 곳 일대는 '붕세권'이라 불린다고 한다.

어린 시절 겨울만 되면 붕어빵 가게를 곧잘 만나곤 했다. 용돈이 있을 때는 사 먹었고, 먹을 수 없어도 신기한 구경거리였다. 주인아주머니가 붕어가 새겨진 뜨거운 철판 위에 밀가루 물을 차르륵 부었고, 반이 익으면 팥소를 집어넣는다. 두 개 철판을 합친 뒤 빙글 뒤집어 굽고, 닫힌 까만 철판이 반짝 열리면 노릇노릇 잘 구워진 붕어빵이 툭 튀어나오곤 했다. 동전 하나로 따듯한 한 봉지를 살 수 있었고 온 가족과 나눠 먹을 수 있었다.

붕어빵의 원래 이름은 풀빵이었다. 주 재료는 밀가루 반죽이기에 가진 것 하나 없는 가난한 사람들이 먹고살기 위해 만들어 팔았던 빵이고, 그런 사람들이 끼니를 때우기 위해 먹었던 빵이었다. 추운 겨울날 풀빵장수에게는 삶의 고단함과 치열함이 함께 묻어나곤 했다. 풀빵은 구워넣는 틀이 무엇이냐에 따라 모양이 바뀌었고 이름도 다양했다. 생긴 것에 따라 붕어빵이라고도 하고, 국화빵이라 했으며, 때론 문화빵이거나 오방떡이었다. 오방은 일본의 옛 화폐 대판(大判)에서 온 말이라 일본식이라고 눈총을 받기도 했다. 불량식품이라는 이유로 퇴출당하기도 하고, 1990년대 말에는 고급 붕어빵으로 큰돈을 버는 사람이 나왔다.

한때는 가난의 상징이던 붕어빵이 애써 찾아다녀야 할 만큼 귀하신 몸이 되었다니, 세상 참 알 수 없는 일이다. 뽕나무 밭이 변해서 100층 빌딩이 되는 세상이라지만 먹을 것이 귀하던 예전도 아니고 이제는 그보다 더 맛있는 것이 지천으로 깔려있는 세상이거늘. 그런데 쓰다 보니 너무 먹고 싶어졌다. 나는 날이 밝는 대로 붕어빵을 찾는 여행을 떠날 예정이다. 이름이 무엇이든 모양이 어떻든, 안에 든 게 팥이든 슈크림이든 민트초코든 상관없이, 붕어빵은 맛있으니까. 기고자 : 이한 작가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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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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