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미국 법무부가 1988년 270명의 사망자를 냈던 '팬암 103편 항공기 폭파 사건' 용의자 중 한 명의 신병을 확보해 곧 기소할 예정이라고 AP통신과 CNN 등이 1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34년간 끈질기게 수사를 계속한 끝에 당시 무아마르 카다피 독재 정권의 명령을 받아 폭탄을 운반했던 리비아 정보요원 아부 아겔라 마수드 케이르 알마리미(이하 마수드)를 찾아내 구금했다는 것이다. .

팬암 103편은 1988년 12월 21일 런던 히스로 공항을 출발해 뉴욕 존 F. 케네디 공항으로 가던 중 스코틀랜드 로커비 상공에서 폭발했다. 기체가 산산조각 나면서 탑승객 259명과 지상에 있던 11명 등 총 270명이 사망한 초대형 테러 사건이었다. 사망자 190명이 미국인이었다.

이후 3년간 미·영 공조 수사 끝에 카다피 정권의 지시를 받고 폭탄을 설치한 리비아 정보요원 압델 바세트 알리 메그라히와 라민 칼리파 피마흐가 1991년 기소됐다. 리비아에 대한 유엔 제재와 장기간의 협상 끝에 카다피가 이들 2명을 미·영에 인도하면서 1999년 스코틀랜드 법정에서 재판이 이뤄졌다. 하지만 피마흐는 무죄 판결을 받았고, 메그라히만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FBI는 수사 초기부터 '아부 아겔라 마수드'란 이름의 인물이 연루됐을 가능성을 확인했지만 정확한 신원을 파악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런데 2012년 마수드가 다른 혐의로 체포되면서 수사의 물꼬가 터졌다. 마수드는 리비아 당국에 1988년 정보기관의 지시로 시한폭탄이 설치된 가방을 몰타의 루카국제공항까지 운반했으며, 11시간 후 폭발하도록 타이머를 맞춘 뒤 메그라히와 피마흐에게 건네줬다고 진술했다. FBI는 보강 수사를 거쳐 사건 발생 32주년이 되는 2020년 12월 21일 마수드를 기소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2년 만에 그의 신병을 확보했다. 기고자 : 워싱턴=김진명 특파원
본문자수 : 916
표/그림/사진 유무 : 없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