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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1단계 성공
日 아이스페이스 프로젝트

미 항공우주국(NASA)의 무인(無人) 우주선 '오리온'이 달 궤도 비행을 마치고 지난 11일(현지 시각) 지구로 무사히 귀환했다. 인류의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Artemis) 첫 단계에 성공한 것이다. 이날은 인류가 마지막으로 달에 도착한 지 50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같은 날 일본의 민간 우주 기업 '아이스페이스(ispace)'는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기지에서 달 착륙선을 발사했다. 민간 기업으로는 세계에서 처음이다. 달에 기지(基地)를 건설해 자원을 확보하고 인류의 활동 영역을 지구에서 우주로 확장하는 민간 기업의 도전이 현실로 부쩍 다가온 것이다.

아이스페이스의 달 착륙선 발사는 우주 개발에 정부뿐 아니라 민간 기업의 역할과 비중이 앞으로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사건이다. 앞서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초소형 탐사기 '오모테나시'를 달에 착륙시키려 했지만 통신 상태가 불안정해 실패했다. 탐사기는 로켓에서 분리된 후 태양광판이 태양 쪽으로 제대로 펼쳐지지 못했다.

이런 실패를 딛고 민간 기업인 아이스페이스가 달 탐사에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일본 NHK는 "아이스페이스의 착륙선은 발사체와 분리된 뒤 지상과의 통신 상황이나 기체의 자세가 모두 안정적"이라며 "순조롭게 진행되면 내년 4월 말 달 착륙에 도전할 예정"이라고 했다.

아이스페이스의 착륙선은 지구와 달의 거리(약 38만㎞)보다 훨씬 먼 약 150만㎞ 지점까지 간 뒤 달의 궤도로 돌아와 진입할 계획이다. 연료를 가장 적게 쓰는 궤도를 택해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지구·달·태양 등 주변 인력(끌어당기는 힘)을 최대한 활용해 비행한다. 아사히신문은 "달까지 화물을 보내고 돈을 받는 게 이 회사의 미래 비즈니스"라고 했다.

이번 프로젝트에 성공하면 일본은 러시아, 미국, 중국에 이어 네 번째로 달 착륙에 성공한 나라가 된다. 아이스페이스는 달 착륙 기술을 검증한 뒤 2024년에 달 표면을 주행하는 탐사차를 착륙선에 실어 보낼 예정이다. 2025년에는 화물을 운송하는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미국 NASA가 아르테미스 3단계에 성공해 인류 거점을 건설할 때 지원하는 역할을 맡겠다는 것이다.

한편 미국 NASA는 이날 오리온이 멕시코 바하칼리포르니아주 인근 태평양에 착수(着水)했다고 발표했다. 오리온의 하강과 착수 과정은 완벽에 가까웠다고 했다. 미국은 해군 함정과 헬리콥터 등을 보내 오리온을 회수했다.

오리온은 미국이 20여 국과 공동 추진하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의 첫 단계다. 지난달 16일 우주 발사 시스템(SLS) 로켓에 실려 발사된 뒤, 달 표면 130㎞ 상공까지 근접했다. 우주비행사 탑승이 가능한 우주선으로는 가장 먼 43만2000㎞ 지점까지 날아가는 기록도 세웠다. 발사 25일 만에 총거리 225만㎞를 비행한 뒤 귀환한 오리온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마지막 대기권 진입이었다. 향후 인간이 탔을 때 더욱 안전하게 돌아올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오리온은 스킵(SKIP)이라는 진입 방법을 구사했다. 121㎞ 상공에서 음속의 32배인 시속 4만㎞로 대기권에 진입해 60㎞까지 하강한 뒤, 다시 90㎞ 지점까지 올라갔다가 떨어진다. 이러면 우주선이 받는 충격이 기존의 절반으로 줄어든다. 인체와 유사한 물질로 만든 마네킹 3개를 태운 오리온은 대기권 진입 때 섭씨 2800도를 견뎠고, 고도 7㎞에서 11개의 낙하산을 펴고 바닷물에 떨어졌다. 섭씨 2800도는 태양 표면 온도의 절반 가까이 된다.

미국은 1969년 아폴로 11호에 우주인 3명을 태워 달에 보낸 뒤 5차례에 걸쳐 12명을 달에 보냈다. 하지만 아폴로 17호를 마지막으로 달 탐사를 끝냈다. 하지만 아르테미스는 인류를 달에 보내는 아폴로 프로젝트를 넘어 달에 거점 건설과 인간 거주를 추진한다. 아르테미스는 1단계인 오리온 발사에 이어 2단계로 2024년에 달 궤도를 유인 비행하고 지구로 귀환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이르면 2025년에는 최초의 여성과 유색인종 우주비행사를 달에 착륙시키는 3단계에 착수한다. 달에 도착한 우주비행사는 인류가 상주할 기지와 우주정거장을 건설하는 데 나선다.

미국, 일본 등이 달 탐사에 서두르는 배경엔 중국이 있다. 우주 굴기(?起·우뚝 일어섬)에 나선 중국은 지난달 독자 우주정거장을 구축하고 첫 교대 우주인을 보내는 데 성공했다. 50년 전 미소 우주 개척 전쟁 이후로 줄곧 미국이 독주하던 우주 공간에 중국이 도전장을 낸 것이다. 중국은 2030년대 인간을 실은 우주선을 달에 착륙시킬 계획이다. 기고자 : 도쿄=성호철 특파원 뉴욕=정시행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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