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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후보심사위, '연임 적격' 주내 발표… 3월 주총 관심

KT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가 연임 의사를 밝힌 구현모 대표에 대한 심사를 마무리하고 이번 주 내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내부적으로는 '연임 적격'으로 의견이 좁혀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구 대표는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 때 단수 CEO 후보로 올라 최종 승인 절차를 밟게 된다.

구 대표는 지난 2020년 3월 외부 출신이 아닌 내부 발탁으로 CEO에 처음 취임했다. 내년 주총 때 재신임을 받는다면 오는 2026년 3월까지 대표직을 수행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제 남은 변수는 정치권과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에 쏠리는 눈

그동안 KT 안팎에선 구 대표가 재임 기간 양호한 경영 실적을 보인 데다, 전체 조합원의 99%(1만6000여 명)가 속한 KT 노조가 최근 구 대표 지지를 밝힌 점 등에 미뤄 무난히 연임을 할 것으로 예상해왔다.

관건은 내년 정기 주총에서 국민연금(KT 지분 10.35% 보유)의 향방이다. 국민연금은 문재인 정부 말이었던 지난 3월, KT가 박종욱 경영기획부문 사장을 사내 이사로 선임하려던 주총 안건에 제동을 걸기도 했다. 당시 박 사장은 전임 황창규 회장 때 불거진 '국회의원 후원금 쪼개기 지원' 사건에서 자신의 명의를 빌려준 혐의로 500만원의 벌금형 약식 명령을 받은 상태였는데, 국민연금이 이를 문제 삼아 이사 선임을 반대했다. 결국 주총 직전 박 사장의 이사 후보직 사퇴로 일단락됐다. 그런데 구 대표도 박 사장과 같은 혐의로 1500만원의 벌금형 약식 명령을 받고 불복해 현재 법원에서 정식 재판이 진행 중이다.

KT 안팎에서는 "국민연금은 주로 '기업 가치 훼손'이나 '주주권익 침해'를 이유로 반대 의결권을 행사한다. 구 대표는 주가와 경영실적 모두 좋기 때문에 반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또 구 대표가 연루 혐의를 받고 있는 '후원금 쪼개기 지원' 사건과 관련해서도 "당시 문재인 정부가 이전 정부(박근혜 정부) 때 CEO가 된 황창규 회장의 사퇴를 압박하려던 것 아니냐"라는 논란이 제기됐던 만큼, 새 정부에서 이를 구 대표 연임의 반대 명분으로 삼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국민연금이 반대하더라도 현대차그룹·신한금융그룹이 구 대표의 '지원군' 역할을 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현대차그룹은 KT 지분 7.79%(현대차 4.69%·현대모비스 3.10%)를 보유한 2대 주주, 신한은행은 5.58%로 3대 주주다. 단순 합계만 보면 2·3대 주주 지분(13.37%)이 국민연금(10.35%)을 앞선다.

◇여권 분위기도 영향 주나

여권(與圈) 분위기도 변수다. 일각에선 구 대표가 유지하고 있는 KT 사외 이사진에 대해 못마땅해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여권 관계자는 "사외 이사 8명 중 3명이 문재인 정부 시절에 들어간 이른바 친노·친문 인사들"이라며 "임기가 작년과 올 초에 끝났는데도 구 대표 체제에서 연임돼 2024년 또는 2025년까지 임기가 늘어났다"고 했다.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을 한 이강철 이사,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경제정책수석과 통계청장을 지난 김대유 이사, 2017년 대선 때 문재인 캠프에서 활동한 유희열 이사 등을 가리키는 것이다.

특히 이번에 구성된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가 구 대표 체제에서 연임되거나 선임된 사외 이사들이 주축인 만큼 여권 내에선 심사의 객관성을 둘러싸고 불만이 나올 수도 있다. 한 여권 핵심 인사는 "굳이 논란을 일으킬까 봐 가급적 말을 아끼고 있지만, 여권 내부에 뭔가 찝찝해하거나 못마땅한 분위기가 있는 건 사실"이라며 "전 정부 때 CEO가 됐던 구 대표가 새 정부 출범 후까지 다른 사람들에게 기회를 안 주고 계속 자신이 하겠다는 것이 과연 맞는 거냐"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만약 여권 내 부정여론이 많다면 내년 주총 때 우호 지분으로 분류되는 기업들이 눈치를 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그래픽] KT의 주요 지분 구조

[그래픽] KT 민영화 이후 역대 CEO와 연임 여부 기고자 : 김봉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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