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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GTX 노선 변경 요구 관련
＂명예훼손 발언·방송해서는 안돼＂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 주민들은 지난달부터 은마아파트 지하를 통과하도록 한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노선 변경을 요구하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집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노선 결정 주체는 정부지만 시공사(우선협상대상자)가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건설이라는 이유였다. 이에 대해 법원이 최근 사실상 이를 금지하는 결정을 내렸다.

서울중앙지법 민사51부(재판장 전보성)는 지난 9일 현대건설 등이 "시위와 현수막 설치를 금지해 달라"며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 등을 상대로 낸 가처분 사건에서 "재건축 추진위는 정 회장 자택 반경 100m 이내에서 마이크와 확성기 등을 사용해 정 회장 명예를 훼손하는 모욕적 발언이나 방송을 해선 안 된다"고 결정했다. 또 정 회장 자택 반경 250m 이내와 은마아파트에 근거 없는 비방성 문구 등을 적은 현수막·유인물을 게시하거나 붙인 자동차를 주·정차, 운행하는 행위도 금지했다. 같은 내용이 담긴 팻말을 들고 서 있어도 안 된다.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는 지난달 12일부터 서울 용산구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집 앞에서 GTX-C 노선 설계 변경을 요구하며 시위를 시작했다. 경기 양주와 수원을 연결하는 GTX-C 노선은 삼성역에서 양재역으로 이어지는 구간이 은마아파트 지하 약 60m 깊이로 관통하게 설계됐다. 재건축 추진위는 "입주한 지 40년 넘은 낡은 아파트 지하에서 철도 공사를 하면 건물 붕괴 등 대형 사고가 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노선 우선협상대상자인 현대건설이 현대차그룹 계열사라는 이유로 정 회장 자택 앞에서 시위를 계속했다. 현대건설 등은 지난달 24일 "GTX 노선 변경 협의 주체가 아닌 기업인 개인을 모욕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건 집회·시위 및 표현 자유를 넘어선 행위"라며 가처분 신청을 냈다. 기고자 : 송원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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