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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세 미만 창업, 2년반만에 최저… IT 등 주요 8개 업종 구인도 '뚝'

경기 성남시에 사는 대학생 박모(24)씨는 올해 하반기 들어 창업 활동을 접고 대기업 취업 준비에만 매진하고 있다. 원래 전통 방식으로 만든 한복 파자마를 판매하는 스타트업을 준비했지만 이제는 안정적인 본업을 가지는 데 열중하기로 했다고 한다. 박씨는 "올해 금리 인상 등으로 창업 자금을 마련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꿈을 이루려 가슴 설레는 일만 하기엔 마음이 불안하다"고 말했다.

불황 속 사회 진출을 준비하는 20~30대 청년들이 3중고(三重苦)를 겪고 있다. 경기 침체가 본격화하면서 주요 기업·투자자들이 돈줄을 죄자 창업을 준비했던 사람들이 대거 취업 시장으로 유턴하는 중이다. 하지만 취업문도 덩달아 좁아질 조짐이 나타난다. 치솟은 물가로 생활비를 대는 것도 벅차, 혹한기 같은 불황을 버틸 걸 생각하며 근심하는 청년이 많다.

11일 중소벤처기업부의 창업기업동향에 따르면 지난 9월 창업자가 30세 미만인 기술 기반 업종 신규 창업 기업 수는 2043개로, 지난 2020년 2월(2042개) 이후 2년 7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대학 등을 중심으로 달아올랐던 창업 분위기가 차갑게 식었다.

지난해까지 수도권의 한 대학에서 경영학과 선후배가 모여 의류 대여 스타트업을 꾸렸던 강모(27)씨도 최근 폐업을 준비하고 있다. 2020년에 3억원 투자를 받아 사업을 시작했지만 작년 말부터 투자자들이 추가 투자가 어렵다고 해서다.

취업 현장에선 "기업 채용이 줄어들고 있는 것 같다"는 반응이 잇따른다. 커리어 매칭 플랫폼 '사람인'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내 주요 10개 업종 중 건설·IT·금융 등 8개 업종의 구인 수요가 직전 분기보다 줄어들었다. 사람인 관계자는 "평균적으로 2, 3분기에 전 분기 대비 공고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지만 올해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 구인 공고가 하락세"라고 했다.

마음에 드는 직장에 자리를 잡을 때까지 버텨야 하지만 물가가 치솟으면서 생활비 부담은 더 커졌다. 특히 식비뿐만 아니라 각종 자격증 시험 준비 비용도 잇따라 오르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일주일에 두 번씩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취준생 김모(25)씨는 "토익 스피킹 성적이 요즘 필수인데, 올해만 응시료가 7000원 정도 올라 8만4000원이나 한다"며 "생활비를 줄여도 취업 준비 비용이 오르니 매달 50만~60만원은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래픽] 기술기반 분야 청년들의 신규 창업 기업 수 기고자 : 강우량 기자 오주비 기자 유재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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