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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상춘재에서 경제 현안 논의
＂정부·기업이 원팀으로 뛰어야＂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경제단체장들과 비공개 만찬을 갖고,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도 투자·고용을 확대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과 기업인들은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이 1%대로 떨어지고 후년까지도 저성장이 우려되는 심각한 위기 상황에서 경제 활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이 '원팀'으로 뛰어야 한다며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에서는 최근 국회의원, 장관들과 '만찬 정치'를 강화하는 윤 대통령이 앞으로 기업인들과의 만남도 확대해 나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11일 재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 9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구자열 무역협회 회장, 최진식 중견기업연합회 회장과 청와대 상춘재에서 저녁 식사를 함께 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초청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경제단체장들과 따로 식사를 한 것은 지난 3월 대통령 당선 직후 서울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있었던 도시락 오찬 회동 이후 처음이다. 대통령실에서는 김대기 비서실장·이관섭 국정기획수석·최상목 경제수석이 참석했다. 한 참석자는 "특별한 현안이나 주제가 있어 모인 자리가 아니라 해 가기 전에 얼굴이나 보자며 만들어진 자리"라며 "기업인들이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윤 대통령이 듣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내년 경제가 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업들이 위축되지 않고 더 적극적으로 투자·고용해 달라"며 "정부도 각종 규제 완화를 통해 기업인들이 모래 주머니 떼고 달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자리에서 경제단체장들은 법인세율 인하 법안의 국회 통과 필요성을 설명하고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개정안) 등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 이들은 "글로벌 기업들은 각국 정부의 파격적인 지원에 힘입어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는데, 경쟁국보다 불리한 지금의 법인세법을 개선하지 않고 우리 기업들에 세계 무대에서 경쟁하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경제단체장들은 "법인세 인하 법안이 통과되면 경제계도 투자와 일자리 확대로 내수경제를 활성화하고 과감한 혁신 활동으로 대한민국 경제 위상을 높이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10일부터 개최한 국회 임시회에서 법인세법 개정안이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미국·대만 등에 비해 턱없이 낮은 R&D(연구&개발) 세액 공제와 시설투자 세액공제도 확대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단체장들은 "기업들이 투자를 더 많이 하고 싶어도 지금은 돈이 없어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여러 규제들을 없애 기업들이 파격적으로 많은 투자 금액을 조성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달라"고 말했다. 또 김기문 회장은 "한국 경제의 뿌리인 중소기업의 원활한 경영 승계를 위해 가업 상속 공제도 확대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제단체장들은 민주노총 화물연대 총파업(집단 운송 거부) 문제에 대해 윤 대통령이 흔들림 없이 법과 원칙을 지켜 해결한 것에 대해 감사의 뜻도 전했다. 이와 더불어 손경식 경총 회장은 노조의 불법 쟁의 행위에 대한 사용자의 손해배상 청구권을 제한하는 노동조합법 개정안에 대해 "세계적으로도 입법례를 찾을 수 없다"며 "고도의 경영상 결정이나 재판 중인 사건, 정치적 이슈마저 쟁의 행위 대상으로 삼을 수 있어, 노동분쟁이 폭증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기업인들이 겪는 어려움을 경청하며, 이런 문제에 대해 상식에 맞게 바꿔나갈 것이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2030년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기업인들이 발 벗고 나선 것에 대해 감사의 뜻도 전했다. 이에 부산엑스포 공동유치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윤 대통령이 내년 1월 다보스포럼에서 2030부산엑스포를 통해 우리가 세상에 알릴 메시지를 밝혀, 유치전에서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기고자 : 신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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