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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업자들이 내야 할 관세를 탈루하도록 뒤를 봐주고 뇌물을 받은 혐의로 중미 과테말라의 전 대통령과 부통령이 나란히 중형을 선고받았다.

AP통신은 8일(현지 시각) 과테말라 중대 범죄 재판부가 전날 수입업자와 조직적으로 공모해 국고에 손실을 입힌 혐의 등으로 기소된 오토 페레스 몰리나(72) 전 과테말라 대통령과 몰리나 정부의 2인자였던 록사나 발데티 엘리아스(60) 전 부통령에게 각각 징역 16년형을 내렸다. 이들에게는 각각 110만달러(약 14억5000만원)와 106만달러(약 13억9000만원)의 추징금도 부과했다.

군 장성 출신 우파 정치인인 몰리나 전 대통령은 2012~15년 재임하는 동안 약 350만달러(약 46억원) 규모의 관세 사기 범행을 주도한 혐의로 2015년 사임 후 기소돼 7년간 구속 수사를 받아왔다. 관세 담당 고위 공무원들과 수입업자 등 30여 명도 기소됐다. 몰리나는 "나는 돈을 받은 적이 없다"며 여전히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수사에 7년이나 걸린 것은 정치권의 조직적인 방해 때문이었다고 AP는 전했다. 뿌리 깊은 부패와 미약한 법치주의 때문에 과테말라엔 12년 전부터 유엔 반부패팀까지 파견돼 있었으며, 이 관세 사기 스캔들의 특별검사를 보호하는 등의 활동을 해왔다. 일선 검사들의 수사를 방해한 현직 검찰총장에 대해선 미국이 비자를 박탈하기도 했다.

검찰은 관세 관련 공무원들의 통화·이메일 내역 14만건을 일일이 분석, 'R(부통령 이니셜)'과 '그분(대통령)'이 언급된 것을 확인하고 수뢰 고리 정점에 대통령·부통령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기고자 : 뉴욕=정시행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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