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검찰 ＂유동규에 2억4000만원 받아＂… 영장 보다 1억 늘어

'대장동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엄희준)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측근인 정진상<사진>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을 9일 구속 기소했다. 이 대표와 정 전 실장은 '정치적 동지'라고 검찰이 공소장에 적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에서는 "대장동 사업을 최종 결재한 이 대표에 대한 수사만 남은 셈"이라는 말이 나온다.

정씨에게는 뇌물, 부정처사 후 수뢰, 부패방지법 위반, 증거인멸 교사 등 네 가지 혐의가 적용됐다. 뇌물 혐의는 정씨가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소유주) 등 대장동 일당이 마련한 2억4000만원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통해 받았다는 내용이다.

정씨는 2013~2020년 유씨에게 1억4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달 19일 구속됐다. 이후 수사에서 유씨가 2013년 4월 대장동 일당에게 받은 3억5200만원 중 1억원을 정씨에게 줬다는 혐의가 추가로 드러난 것이다. 뇌물은 대장동 사업 청탁 등과 관련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씨는 또 작년 2월 김용(구속 기소)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유씨 등과 함께 대장동 수익 중 428억원을 김만배(화천대유 대주주)씨에게 받기로 한 혐의가 있다. 2013~2018년 성남시 비밀을 남욱씨 등에게 흘려 위례 신도시 사업자로 선정되게 한 혐의, 작년 9월 유씨가 압수 수색을 당하기 직전 "휴대전화를 버리라"고 지시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이재명 대표의 배임 의혹 등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붙일 전망이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이던 2014년 3월 민간 사업자가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대장동 개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자필 메모로 지시했다. 김만배씨가 대주주인 화천대유가 대장동 사업에 들어갈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또 '초과 이익 환수 조항'이 배제되면서 대장동 사업 지분 50%를 가진 성남시는 1822억원만 배당받고, 지분 7%에 불과한 화천대유는 4040억원을 받아가는 특혜 구조를 누가 최종 승인했는지 등도 규명돼야 한다.

검찰은 김용씨가 작년 4~8월 '대선 경선 자금' 명목으로 대장동 일당에게 받은 혐의가 있는 8억4700만원이 실제 '이재명 캠프'로 흘러 들어갔는지도 수사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제기된 의혹 전반에 대해 계속 수사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정치 검찰의 정해진 수순에 따라 정 전 실장이 기소됐다"면서 "저를 직접 수사하겠다고 벼르는 모양"이라고 했다. 이어 "(검찰이) 10년간 털어왔지만 어디 한 번 또 탈탈 털어보라"면서 "저는 단 1원의 사적 이익을 취하지 않았고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고 했다.

이날 정씨도 변호인단을 통해 "검찰의 기소는 수긍할 수 없다"는 입장문을 냈다. 기고자 : 표태준 기자 이세영 기자
본문자수 : 1380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