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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성어 '부위정경' 거론하기도
내부선 ＂공개 메시지, 혼란만 초래＂

"부위정경(扶危定傾)이라는 말처럼 위기는 단순한 고난이 아니라 잘못됨을 바로잡을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7일 금융연구원 등 금융·경제 연구기관의 기관장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이런 사자성어를 제시했다. 부위정경은 위기 때 기울어진 것을 바로잡는다는 뜻으로, 금융 위기 당시인 2008년 말 이명박 정부가 경제 위기 극복의 의지를 담아 '2009년의 사자성어'로 선정한 적이 있다. 이 원장은 "금융감독원은 이번 위기를 넘기는 데 급급한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금융의 백년대계를 세우는 기회로 삼겠다"면서 부위정경을 거론했다.

이 원장은 이날 간담회가 끝난 후 최근 NH농협금융지주나 우리금융지주 등의 회장 선임과 관련해 '관치' 논란이 불거진 것에 대해 "권위주의 시대와 같은 개입이 없었다는 것은 확실하다"고 했다. 이달 말 임기가 끝나는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후임에 관료 출신 인사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그는 "농협금융은 (농협)중앙회가 의사 결정 지분을 갖고 있는 것"이라며 "어떤 의견 전달이나 반시장적 방법을 취한 것은 없었다"고 했다.

다만, 이 원장은 금감원이 금융사 CEO (최고경영자)에 대한 리스크를 관리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책무이지 재량이 아니다"라고 했다.

금융사 대표 선임이나 연임 과정에서 개인적인 흠이 있는 후보가 결정돼 해당 금융사에 위험 요인(리스크)이 되는 것을 방관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최근 금감원이 은행 등 금융사의 대출 금리를 모니터링하고 있는 것 역시 "반시장적인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최근 국내 자금 시장이 예외적인 상황이라 개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금융 당국이 시장에서 결정돼야 할 금리 등에 압력을 행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원장이 금융 현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메시지를 내는 것에 대해서는 금감원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시장과의 적극적인 소통'이라는 긍정적인 반응도 있지만, "불필요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어 대외 공개 행사를 좀 줄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기고자 : 홍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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