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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저축銀 이어 상호금융권에도
고금리 예금 자제 요구 '관치 논란'

자금 시장의 쏠림 현상을 막겠다며 예금 금리 인하 압박에 나선 금융감독원이 신협 등 상호금융권에 고금리 예·적금 특판을 자제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 당국은 은행, 저축은행에 이어 상호금융권에도 예금 금리 경쟁을 하지 말라고 했다. 고금리 예금을 늘리다 향후 역마진이 발생하면 건전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대출 금리 인하 압박에 이어 예금 금리까지 인하를 요구하면서 시장에 개입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높은 금리를 받기 위해 밤잠을 설치면서 이곳저곳을 수소문하고 있는 예금자들에게 사실상 불이익을 주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금융 당국 대출·예금 금리에 개입

한국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인상해 연 3.25%까지 끌어올렸지만, 대부분의 은행들은 기준금리 인상분을 예금 금리에 반영하지 않고 있는 형편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고금리 등으로 시장 상황을 미세 조정할 필요가 있긴 하겠지만, 금융 당국이 지나치게 시장에 관여하고 있어 신(新)관치라는 말이 나온다"고 했다.

금융 당국은 지난 8월 첫 예대금리차(예금과 대출 금리 차이) 공시를 앞두고 은행권에 예금 금리 인상을 주문했지만, 레고랜드발(發) 자금 경색 여파로 지난달 은행들이 자금 유치를 위해 예금 금리 인상 경쟁에 들어가자 예금 금리 인상 자제령을 내렸다.

◇금융지주 회장 인사 등에 정치권 입김 가능성

금융권에서는 "금융 당국이 '금리를 이래라, 저래라' 하더니 이제는 '이 사람 써라, 저 사람 써라' 할 모양"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이달 말 임기가 끝나는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후임에 관료 출신 인사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2년 임기 동안 좋은 실적을 낸 내부 출신 손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지만, 차기 후보 최종 리스트에서도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서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첫 금융지주 회장 인사에서 '낙하산' 논란이 불거지는 중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가 대선 캠프에 관여한 경제 관료들의 '논공행상'을 위해 연말 연초 금융권 수장 인사에 손을 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초 임기를 5개월 남겨둔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이 자진 사퇴했을 때도 일신상의 이유뿐 아니라, 정치권 외풍(外風)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 나왔다. BNK금융은 회장을 내부 출신에 국한했는데 최근 이사회를 열어 외부 인사도 가능하도록 했다.

내년 3월 임기 만료인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경우는 라임펀드 사태와 관련해 지난달 초 금융위원회가 중징계를 내린 뒤 불복 소송 여부가 주목받았는데 금융감독원장이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하면서 논란이 됐다. 금감원장은 "외압은 있지 않다"고 했지만, 우리금융은 "소송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당국의 눈치를 보는 모양새다. 금융권에서는 관치(官治) 금융 논란이 거세지면서 과거 정부와 다름없이 금융권 인사가 외부 입김에 휘둘리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기고자 : 김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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