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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 넣은 후 다양한 퍼포먼스… 선수들마다 의미 달라

6일 한국과 브라질의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에서 브라질 선수들은 전반에만 4골을 넣었다. 골이 들어갈 때마다 한데 모여서 춤을 췄다. 스텝을 밟으며 리듬을 타는 고유의 동작이었다.

히샤를리송(토트넘)이 3번째 골을 넣은 뒤 벤치로 뛰어갔을 땐 치치 브라질 대표팀 감독까지 가세했다. 이에 대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 출신인 로이 킨은 영국 방송에서 "이게 춤 경연 대회냐"며 "문화라고 하지만, 상대방을 매우 존중하지 않는 행위라고 본다"고 비판했다. 한국을 무시했다는 논란이 커지자 치치 감독은 경기 후 "(한국의) 벤투 감독을 매우 존경한다"며 "선수들이 함께 춤을 춰달라고 했다. 문화를 존중해달라"고 했다.

브라질 대표팀 하피냐(바르셀로나)는 지난달 대표팀 기자회견에서 "사실대로 말하자면 10골을 넣어도 될 정도의 댄스 세리머니를 선수들끼리 준비했다"고 예고했었다. 이날 영국 방송 BBC에서 한국전 해설을 맡은 잉글랜드 축구 선수 출신의 나이지리아계 에니 알루코는 "한국을 존중하지 않는다고 말할지 모르지만, 브라질의 네이마르(파리 생제르맹)는 어느 팀을 상대로든 똑같이 한다"고 옹호했다.

골 세리머니는 팬들의 흥을 돋우는 일종의 쇼맨십이자, 득점에 화제를 더하는 퍼포먼스다. 1982년 스페인 월드컵 결승전 이탈리아와 서독 경기에서, 이탈리아의 마르코 타르델리가 득점 후 양 주먹을 꽉 쥐고 포효하며 경기장을 달린 게 시초로 꼽힌다. 이전까지는 골을 넣어도 점프를 하거나 손을 들어 기뻐하는 정도였다.

유명 선수들은 자신의 고유한 세리머니를 갖고 있다.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점프해 반바퀴를 돌며 양손을 아래로 내려 보이는 '호우 세리머니'가 대표적이다.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파리 생제르맹)는 하늘에 계신 할머니에게 바친다는 의미로 하늘을 향해 팔을 들어 올린다. 손흥민(토트넘)은 양손으로 직사각형을 만들어 보이는 '찰칵 세리머니'를 한다.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다양한 세리머니가 등장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살림 다우사리(알 힐랄)는 조별리그에서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골을 넣은 뒤 덤블링을 했다. 팔짱 끼는 세리머니를 하던 프랑스의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맹)는 이번엔 한 무릎을 꿇고 엄지를 얼굴에 갖다 대는 새로운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잉글랜드의 잭 그릴리시(맨체스터 시티)는 양팔을 펴고 몸을 흔들었는데, 이는 한 뇌성마비 소년 팬과 약속한 세리머니였다.

개인적인 의미를 담기도 했다. 마커스 래시퍼드(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웨일스와 한 조별리그 경기에서 득점 뒤 무릎을 꿇고 검지를 하늘로 향하며 속삭였다. 암으로 투병하다 숨진 친구를 추모하는 행동이었다. 스페인 페란 토레스(바르셀로나)는 양 손가락으로 'S'를 만들어 보였는다. 관중석에 앉은 여자 친구의 이니셜이다. 스위스의 브렐 엠볼로(AS모나코)는 출생지인 카메룬을 존중하는 의미에서 카메룬과의 경기에서 골을 넣고도 세리머니를 하지 않았다.

한국 선수들도 다양한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조규성(전북 현대) 선수는 검지와 중지를 꼬아 입에 갖다 댔다. 두 손가락을 꼬는 건 영미권에서 '행운을 빈다(cross fingers)'는 뜻을 가진다. 김영권(울산 현대)은 4년 전과 같이 아내와 딸의 이름을 문신으로 새긴 팔뚝에 입을 맞췄다. 황희찬(울버햄프턴)은 상의를 벗는 퍼포먼스를, 백승호(전북 현대)는 양 주먹을 쥐고 포효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기고자 : 최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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