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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크로아티아에 패배… '8강의 벽' 끝내 못 넘어

사상 첫 월드컵 8강 진출을 노린 일본의 도전이 지난 대회 준우승팀 크로아티아에 막혀 좌절됐다. 일본은 6일 크로아티아와 벌인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에서 연장전까지 1대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승부차기에서 3번의 슛이 상대 골키퍼에게 막히며 무릎을 꿇었다(승부차기 1대3 패).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4위 일본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거함' 독일(11위)과 스페인(7위)을 잇따라 격파하는 파란을 일으키고 당당하게 E조 1위(2승 1패)를 차지했다. 통산 4번째(2002· 2010·2018·2022)로 월드컵 16강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이날 크로아티아(12위)를 상대로도 밀리지 않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선제골도 일본의 몫이었다. 전반 43분 도안 리쓰(24·프라이부르크)의 크로스를 요시다 마야(34·샬케)가 골문 앞에서 발로 떨궜고, 마에다 다이젠(25·셀틱)이 이를 놓치지 않고 골로 연결했다. 그러나 후반 10분 이반 페리시치(33·토트넘)에게 헤더골을 허용했다.

팽팽한 흐름 끝에 경기는 승부차기로 이어졌고, 일본 선수들은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스스로 무너졌다. 일본의 슛을 세 번 막아낸 크로아티아 골키퍼 도미니크 리바코비치(27·디나모 자그레브)의 집중력도 돋보였지만, 실축한 미나미노 다쿠미(27·AS모나코), 미토마 가오루(25·브라이튼), 요시다 마야 모두 애매한 속도와 방향으로 슛을 날렸다.

일본 입장에선 12년 전의 악몽이 떠오른 순간이었다. 일본은 2010 남아공 월드컵 16강전에서 파라과이를 만나 승부차기에서 패한 경험이 있다. 당시 두 팀은 연장전까지 득점을 내지 못하고 승부차기에 돌입해, 파라과이가 5대3으로 승리했다. 세 번째 키커로 나선 일본 고마노 유이치(41·아비스파 후쿠오카)의 슛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왔다. 일본은 이 경기에서 월드컵 사상 처음 승부차기를 경험했는데, 그때에 이어 월드컵 두 번째 승부차기에서도 웃지 못했다.

일본 선수들은 8강의 꿈이 눈앞에서 사라진 데 대해 아쉬워했다. 주장 요시다 마야는 "지난 4년간 매일 우리는 이 벽을 넘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공격수 도안 리쓰는 "승부차기 결과로 누구도 탓할 수는 없다. 문제는 우리가 120분 안에 경기를 끝내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했다. 수비수 나가토모 유토(36·FC도쿄)도 "뭐라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오늘 패배로 우리가 느끼는 아쉬움과 후회를 바탕으로 우리는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모리야스 하지메(54) 감독은 세계 강호들을 꺾고 조별리그를 통과해 16강에서도 강팀을 상대로 대등한 경기를 펼친 선수들에게 찬사를 보냈다. 그는 "120분간 경기를 뛰고 승부차기까지 치른 선수들은 용감했다. 압박감 속에서도 최선을 다한 선수들의 노력을 칭찬하고 싶다"며 "물론 경기 결과가 아쉽지만, 졌다고 선수들의 노력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 했다. "8강이라는 벽을 넘진 못했지만 선수들은 일본 축구의 새로운 시대를 보여줬다"며 "우리는 월드컵 챔피언인 독일과 스페인을 꺾었다. 우리 능력에 자신감을 가지고, 강팀들을 따라잡는 것을 넘어 뛰어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면 일본 축구에 또 다른 미래가 펼쳐질 것"이라고 했다.

일본 내에서는 이미 일본축구협회가 모리야스 감독과 재계약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본 닛칸스포츠는 "협회가 다음 월드컵을 염두에 두고 모리야스 감독에게 '2+2'(2년 보장, 2년 연장 옵션) 재계약을 제안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기고자 : 김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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