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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랑루즈!'의 두 여주인공 아이비·김지우 인터뷰

"이 뮤지컬을 보러 2019년에 미국 뉴욕까지 날아갔어요. 한국에서 공연하면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도전하겠다고 마음먹었지요. 오디션 공지가 뜨자마자 서류를 냈는데 전체 지원자 중 제가 1번이더라고요. 그만큼 간절했어요."(김지우)

"1막 오프닝을 보는 순간 '와, 이것이 자본주의 뮤지컬이구나' 싶을 거예요. 돈 냄새가 물씬 납니다. 대작을 많이 경험했지만 이 뮤지컬은 화려함의 수준이 달라요. 의상과 조명에 눈이 부시고 소름이 돋을 정도라니까요."(아이비)

장안의 배우들이 다 지원했다는 뮤지컬 '물랑루즈!' 오디션에서 여주인공 사틴으로 뽑힌 아이비(40)와 김지우(39)는 "우리만 보기에는 아까운, 멋진 장면이 너무 많다"며 안달이 나 있었다. 사틴은 원작 영화 '물랑루즈'(2001)에서 니콜 키드먼이 연기한 배역. 1899년 프랑스 파리의 나이트클럽 물랑루즈(Moulin Rouge) 최고 스타다. 지난해 미국 토니상에서 뮤지컬 부문 작품상·연출상 등 10관왕을 차지한 이 뮤지컬의 한국 초연이 오는 20일 서울 블루스퀘어에서 개막한다.

아이비(아)=원작이 워낙 유명했잖아요. 스무 살 때 영화관에서 본 그 색채와 충격을 잊지 못해요. 유머러스하면서도 섹시한 연출법에 매료됐지요. 뮤지컬계는 작아서 소문이 금방 퍼져요. 한국 초연의 사틴은 누가 내정됐다더라 등등. 용기를 내 지원했는데 이 자리까지 오다니 기적 같아요.

김지우(김)=합격 소식 듣고 펑펑 울었어요. 오죽하면 남편이 '출세했다 김지우!' 하더라고요. 정말 꿈만 같아요. 코르셋을 입고 춤추고 노래하니까 육체적으론 힘들어요. 골반 뼈에 멍이 들 정돕니다.

아=날마다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의상과 가발을 다 착용한 채로 연습해요. 의상만 16벌인데 재빨리 갈아입어야 합니다. 호주까지 가서 맞췄는데 만드는 장인이 제각각이더라고요. 어느 각도에서든 완벽해야 한다며 더 타이트하게 조이는 바람에 노래가 안 나와요(웃음).

김=영화의 니콜 키드먼도 멋있었지만 뮤지컬에서 사틴은 더 주체적이고 강인해요. 재정적 위기에 처한 물랑루즈를 살리려고 투쟁합니다. 산전수전 다 겪고 정상을 찍은 다음 내리막만 남은 스타라서 결코 순수해 보일 수만은 없지요."

아=작곡가 크리스티안, 몬로스 공작과의 삼각관계는 더 팽팽해요. 영화에서는 누가 봐도 사틴이 크리스티안을 선택할 수밖에 없지만 뮤지컬에서는 몬로스 공작도 음, 매력적이거든요.

김=노래가 70곡쯤 되는데 여럿이 마치 한 곡처럼 자연스럽게 합쳐져 있어요. 마돈나, 시아, 비욘세, 아델, 리애나, 레이디 가가 등의 히트 팝을 편곡해 이어붙이다니 천재다 싶을 정도예요.

아=크리스티안을 연기할 두 배우 홍광호·이충주도 '물랑루즈!'의 보석입니다. 놀라지 마세요. 최고의 가창력을 가진 홍광호가 마침내, 춤을 춥니다. 하하. 이충주는 이번에 여성 팬이 많이 생길 거예요. 크리스티안이 이충주의 맞춤옷 같아요. 김지우는 기럭지며 실력이 한국의 니콜 키드먼이고요(웃음).

김=아이비 언니는 노래도 잘하지만 굉장히 열려 있고 배울 게 많아요. 같은 배역을 나눠 맡는 배우와 이렇게 친하게 지내긴 처음이에요. 첫공과 막공을 누가 하든 중요하지 않아요.

연출가는 두 배우에게 무엇을 주문했을까. "절대 누구와 비교하지 마라. 어디서 본 것을 흉내 내지 마라. 너희가 한국의 사틴이다"라는 칭찬과 격려를 많이 들었다고 김지우가 전했다. 아이비가 말을 보탰다. "화려한 쇼뿐 아니라 공감할 만한 드라마가 있는 최고의 작품이라고 자부해요. 우리가 느끼는 감동을 빨리 관객과 나누고 싶어요." 기고자 : 박돈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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