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習, 장 발언 10차례 인용하며 ＂그는 서방 제재에 안 흔들렸다＂

장쩌민 전 중국 국가주석의 국장(國葬)인 추도 대회가 6일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엄수됐다. 1일 운구 의식, 5일 영결식과 화장 의식을 거쳐 마지막 장례 절차가 치러진 것이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이날 52분간 추모사를 낭독했다. 중국이 미·중 경쟁 심화, 국내 시위, 경제 악화 등 내우외환(內憂外患) 위기를 맞은 가운데 장 전 주석의 장례가 시 주석에겐 수세를 모면할 기회를 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날 추도 대회 현장에는 7000여 당·정·군 관계자가 집결했다. 추도 대회 시작과 동시에 14억 중국인이 머리 숙여 3분간 묵념했고, 전국에선 사이렌과 경적이 울렸다. 주식·선물·외환 거래는 일시 중단됐다. 일반인을 위한 분향소가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에 시민들은 추도 대회 생중계 영상을 시청했다. 홍콩 명보는 "25년 전 덩샤오핑 장례 때와 달리 '백지 시위'와 코로나 방역을 이유로 시민 접근을 차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중국 최고 지도부는 전날 베이징 인민해방군총의원(301병원)에서 열린 영결식과 바바오산 혁명공원에서 열린 화장 의식에 이어 또다시 집결했다.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은 영결식엔 참석했으나 이날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후 전 주석이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10월 20차 당대회 폐막식에서 중도 퇴장한 이후 한 달여 만이다.

시 주석은 추도사에서 "지난 세기 1980년대 말~1990년대 초 국내외에서 엄중한 정치 풍파가 일어나고, 세계 사회주의는 심각한 굴곡을 겪었으며, 서방국가들은 중국에 '제재'를 가했지만 장쩌민 동지는 흔들리지 않았다"고 했다. 이는 국내 시위와 미국의 대중 봉쇄에 맞서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장 전 주석의 발언을 10차례 직접 인용하며 군사력과 당권 강화도 강조했다. "우리 군대가 이기는 싸움을 할 수 있는지가 최대 관심사" "사람은 고귀한 머리를 숙여선 안 된다" 등을 인용했다. 추모사에서는 또 신정청(新征程·새로운 여정)이란 단어도 8번이나 나왔다. 신정청은 중국이 자기들만의 방식으로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를 달성하겠다는 뜻을 내포한다.

장 전 주석의 장례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향후 중국 내 '백지 시위'의 재확산 여부도 주목된다. 최근 중국에서는 정부가 코로나 방역 완화 조치를 잇달아 내놓으며 '단계적 일상 회복'을 시도하고, 추모 분위기를 대대적으로 조성하면서 시위가 소강 상태에 접어든 상황이다. 기고자 : 베이징=이벌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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