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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인파에도 사고없이 끝나

브라질과의 월드컵 16강전 경기가 끝난 6일 오전 6시 15분쯤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간밤에 기온이 최저 영하 3도까지 내려가고 오전 4시에는 눈까지 내리는 추운 날씨 속에서도, 서울시 추산 약 3만3000명의 시민들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두꺼운 외투 위에 담요와 태극기 등을 걸친 시민들은 "졌지만 잘 싸웠다"고 끊임없이 외치며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에 박수 갈채를 보냈다. 박모(25)씨는 "사실 세계 1위 브라질을 상대로 이길 것이란 기대를 크게 하지 않았지만 아쉽긴 하다"면서도 "월드컵이 시작된 후 대표팀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내 설?다"고 말했다. 한복을 입고 온 정모(27)씨는 "졌지만 젊은 선수들에게서 희망을 봤다"고 했다.

지난달 24일 우루과이와의 첫 경기부터 약 2주간 국민들은 말 그대로 12번째 선수로서 대표팀과 함께 뛰었다. 모든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한 '이태원 핼러윈 참사'로부터 한 달도 지나지 않았고 불황도 본격화하는 가운데, 강한 팀들 앞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막상막하로 싸우는 선수들을 보며 힘을 얻었다는 시민들이 많았다. 소셜미디어 등에서도 월드컵을 계기로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문구를 주고받는 것이 유행하게 됐다.

6일 새벽 친구들과 서울 동대문구에 숙소를 잡고 새벽 응원을 했던 대학생 박철민(26)씨도 "선수들이 1무1패라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았기에 16강 진출이라는 기적 같은 결과를 만드는 걸 국민들에게 보여줬다"면서 "침울한 일이 많았던 연말에 큰 위로가 됐다"고 했다.

한결 성숙해진 시민의식도 볼 수 있었다. 4차례에 걸쳐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거리응원전이 펼쳐져 총 7만여 명이 참여했는데, 추운 날씨에 비나 눈이 오는 상황에서도 안전사고 하나 없었다. 기고자 : 김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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