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글로벌 거시경제 전문가들 전망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내년 이후에도 쉽게 꺾이지 않고 장기간 고물가가 유지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구인난이 유발하는 높은 임금 상승률이 인플레이션 완화를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금융사 스톤엑스의 빈센트 들루아드 글로벌 거시경제 전략가는 3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미국에서) 향후 10년은 5% 물가 시대가 될 것"이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 목표인 2% 물가는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저렴한 노동, 상품, 자본의 시대가 끝나며 거시경제 구조가 바뀌고 있다"고 했다.

들루아드 전략가는 이민자들이 더 이상 국경을 넘어오지 않기 때문에 값싼 노동력을 기대하기 힘들고, 중국에서 과거처럼 저임금 노동으로 만들어낸 저렴한 상품이 미국에 들어오기 어려워졌다고 했다. 또한 미국 경제를 지탱해온 저금리도 이제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했다. 미국 물가 상승률은 지난 6월 9.1%로 올해 최고점을 기록한 뒤 10월(7.7%)까지 4개월 내리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물가 안정을 저해하는 가장 큰 위협 요인은 기업들이 일할 사람을 채우지 못하는 구인난과 이로 인해 임금이 높아지는 현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30일 브루킹스연구소 연설에서 "물가를 잡으려면 과열된 노동 시장이 식어야 한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구직자 1명당 비어있는 일자리가 1.7개에 달한다. 11월 실업률(3.7%)은 최근 50년 사이 최저 수준이다. 구인난이 지속되는 탓에 고임금에 의한 물가 상승 압력은 점점 커지고 있다. 11월 미국의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보다 0.6% 상승해 지난 1월 이후 최대 폭으로 올랐다.

게다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글로벌 원자재 공급이 여전히 원활하지 않은 것도 물가가 쉽게 가라앉지 않는 요인으로 꼽힌다. 제임스 고먼 모건스탠리 최고경영자는 지난 2일 뉴욕의 한 콘퍼런스에서 "공급망 문제를 비롯한 복합적인 이유로 고물가가 고착화됐다"며 "글로벌 물가가 지금보다 낮아지더라도 2%대로 돌아가기 어렵고 예전보다 높은 4%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했다. 기고자 : 손진석 기자
본문자수 : 1095
표/그림/사진 유무 : 없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