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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 월드컵 통산 9골… 마라도나의 8골 추월

"디에고 마라도나와 리오넬 메시 중 역대 최고의 선수(GOAT·Greatest of All Time)는 누구인가?"

다시금 아르헨티나를 뜨겁게 달구는 논쟁이다. 두 선수의 주요 활약 시기와 무대가 서로 달랐다는 점을 감안하면 직접적인 비교는 사실상 어렵다. 그러나 한 나라의 최고 축구 선수를 둘러싼 토론은 흥미롭기 마련이다.

리오넬 메시(35·파리 생제르맹)가 자신의 통산 1000번째 경기에서 골까지 넣으며 자축했다. 아르헨티나(FIFA 랭킹 3위)는 4일 카타르 알라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호주(38위)와의 16강전에서 전반 35분 메시의 선제골과 후반 12분 훌리안 알바레스(22·맨체스터시티)의 추가 골에 힘입어 2대1로 승리했다. C조 1위로 16강에 오른 아르헨티나는 D조 2위 호주를 누르고 8강에 안착했다.

대표팀 주장 메시는 이날 전반 30분까진 호주의 물샐틈없는 수비에 고전했다. 공 만질 기회도 별로 없었다. 두 팔을 벌려 흔들며 공을 달라는 신호를 동료들에게 보내기도 했다.

팽팽했던 0-0 균형에서 결국 메시가 해결사로 나섰다. 전반 35분 자신의 프리킥 뒤 이어진 공격에서 알렉시스 마크알리스테르(브라이튼)와 니콜라스 오타멘디(벤피카)로부터 이어받은 패스를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왼발 땅볼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호주 선수 3명이 달라붙었지만, 메시는 침착하게 골키퍼도 손쓸 수 없는 골대 왼쪽 하단 구석에 공을 꽂아 넣었다. 아르헨티나 응원단은 두 팔을 뻗으며 연신 "메시"를 외쳤다.

이날 출전과 득점으로 메시는 여러 진기록을 세웠다. 2004년 11월 FC바르셀로나(스페인)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한 메시는 그동안 FC바르셀로나에서 778경기, 현 소속팀인 파리 생제르맹(프랑스)에서 53경기,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 169경기 등 총 1000경기(789골)를 소화했다. 아르헨티나 출신 선수 중 메시보다 더 많은 경기를 치른 선수는 하비에르 사네티(1100경기)밖에 없다.

월드컵 출전 기록만 따지면 이날이 메시의 23번째 경기였다. 전 세계 현역 선수 중에선 월드컵 최다 출전 기록이고, 역대 선수 중에선 3위에 해당한다. 월드컵 25경기에 나선 독일의 로타어 마테우스가 역대 1위다. 메시가 이번 월드컵 결승전 또는 3·4위전까지 나선다면 역대 월드컵 최다 출전 기록을 갈아치울 수 있다. 메시는 이미 아르헨티나 출신 선수로는 가장 많은 월드컵 경기에 나섰다.

이날 월드컵 통산 9번째 골을 터뜨린 메시는 디에고 마라도나(8골)를 제치고 역대 아르헨티나 선수의 월드컵 득점 단독 2위로 올라섰다. 1위 가브리엘 바티스투타(10골)를 한 골 차로 추격했다. 메시의 앞선 8골은 모두 월드컵 조별리그 경기에서 나왔다. 이날 9번째 골은 단판 승부가 벌어지는 토너먼트전에서 기록해 더 의미가 있다. 경기 최우수선수인 '플레이어 오브 더 매치'에 선정된 메시는 "후반에 한 골을 허용해 경기가 복잡해지기도 했지만, 월드컵에는 쉬운 경기가 하나도 없다"면서 "아르헨티나의 모든 팬에게 이 골을 바친다"고 했다.

메시가 카타르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면 '전설' 마라도나를 넘어설 수 있을까. 마라도나는 월드컵 결승전에서 통산 전적 1승 1패를 기록했다. 1986 멕시코 월드컵에서 조국에 우승의 기쁨을 안겼지만, 1990 이탈리아 월드컵에선 독일에 졌다. 메시는 2014 브라질 월드컵 결승에서 독일에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아르헨티나는 오는 10일 네덜란드(8위)와 8강전에서 격돌한다.

[그래픽] 역대 아르헨티나 선수 월드컵 득점 순위 기고자 : 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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