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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멕시코 월드컵부터 도입

지난 1일 카타르 월드컵 두 경기가 동시에 치러진 C조 조별리그 최종 3차전에선 골 득실 차로 극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멕시코 선수들은 사우디아라비아에 2대1로 승리하고도 그라운드에 쪼그려 앉아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멕시코 팬들도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반면 폴란드는 아르헨티나에 0대2로 패하고도 기뻐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졌다. 폴란드(2골 2실점)와 멕시코(2골 3실점)는 나란히 1승 1무 1패 승점(4)까지 같았지만 골 득실에서 폴란드가 앞서 조 2위로 16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월드컵 등 축구 대회 조별리그에서 2팀 이상이 승점이 같을 경우 골 득실로 우열을 가린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승점, 골 득실, 다득점, 승자승, 페어플레이, 추첨 순으로 순위를 정한다. 골 득실이 승점 다음으로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

골 득실은 1970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첫선을 보였다. 이전까지는 '골 비율'이라는 지표를 사용했다. 이는 득점 수를 실점 수로 나눈 것이다. 가령 A팀이 4골 1실점, B팀이 9골 3실점을 했다면 골 비율은 A팀 4.0, B팀 3.0으로 A팀이 앞선다. 반면 골 득실로 따지면 B팀(+6)이 A팀(+3)을 누른다. 이처럼 기준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온다.

만약 이번에 골 득실 대신 골 비율-다득점 순으로 기준을 적용했다면, 그리고 멕시코가 한 골만 더 올렸다면 결과는 달라진다. 멕시코가 3골 3실점으로 폴란드와 골 비율이 1로 같아지고 그다음 기준인 다득점에서 우위를 점하게 된다.

하지만 골 비율엔 부작용이 있다. 골 비율을 높이기 위해선 적게 실점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했다. 만약 조별리그에서 골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골 비율에서 상당한 우위를 점하게 된다. 따라서 많은 팀이 지나치게 수비적으로 경기에 나섰고, 박진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에 1970년부터 골 득실로 우열을 가리게 된 것이다. 골 득실을 기준으로 한다면 실점을 해도 만회가 가능하다. 기고자 : 김민기 기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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