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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 만기, 4%대로 낮아지고 1년 만기는 5%대로 금리 올라

12월 들어 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이 퇴직연금 계좌에서 가입할 수 있는 만기 3~5년 정기 예금 금리를 전달보다 낮췄다. 반면, 만기 1년 정기 예금은 금리를 높였다.

"예금 금리 인상 경쟁을 자제하라"는 금융 당국의 압박도 있지만, 금리 인하에 대비하는 것이다. 기준금리(연 3.25%)가 10년 5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지만, 인플레이션이 약해지고 경기 침체 우려는 커지면서 앞으로 금리가 다시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향후 금리 인하기에도 오랫동안 고금리를 지급해 '역마진'이 날 수 있는 장기 예금을 줄이려는 것이다. 만기 1년짜리에 고금리를 주는 이유는 당분간은 고금리가 이어질 것으로 보는 데다, 퇴직연금 상품에서 자금이 대거 이탈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만기 3~5년 정기 예금에서 사라진 5% 금리

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 중 지난달 기준 5년 만기 퇴직연금 정기 예금 금리가 연 5.22%로 가장 높았던 우리은행은 12월에는 연 4.76%로 낮췄다. 3년 만기 정기 예금 금리도 연 5.14%에서 연 4.91%로 인하했다. 반대로 1년 만기 정기 예금 금리는 연 4.77%에서 연 5.01%로 올렸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시장금리도 계속 오르면서 은행들은 퇴직연금 정기 예금의 금리도 계속 올려 왔었다. 우리은행은 지난 9월에는 연 3.73%였던 5년 만기 정기 예금 금리를 10월에는 연 4.63%, 11월에는 연 5.22%로 올렸었다. 일부 증권사가 이달 들어 퇴직연금에서 가입 가능한 원리금 보장 상품의 금리를 연 8%대까지 올리겠다고 나섰는데, 은행들은 일부 정기 예금 상품의 금리를 낮춘 것이다.

금융 당국의 예금 금리 인상 자제 압박도 만기 3~5년 예금의 금리가 낮아지는 원인이다. 은행들이 자금을 조달하는 '비용'에 해당하는 예금 금리가 오르면 대출 금리가 상승한다. 또한 은행 예금 금리가 높으면 은행으로 시중 자금이 쏠리면서 저축은행을 비롯한 2금융권 금융사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 때문에 금융 당국은 주로 은행들에 예금 금리 인상을 자제할 것을 요구했다.

◇만기 1년과 3~5년 분산 투자가 유리

내년에 올해 소득에 대한 연말정산에서 세액공제를 받기 위해 연말에 개인형 퇴직연금(IRP) 계좌에 돈을 넣었다면 아직 남아있는 4%대 후반의 만기 3년 이상 정기 예금이나 금리가 높아지고 있는 만기 1년 정기 예금에 가입하면 유리할 수 있다. 정성진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부센터장은 "퇴직연금 계좌에 넣은 돈은 만기 1~3년 상품에 분산해서 넣는 것을 추천한다"며 "당장은 1년 만기 정기 예금의 금리가 높지만, 앞으로 금리가 내려가면 지금 가입해둔 2~3년 만기 정기 예금처럼 금리가 높은 상품을 찾기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퇴직연금 계좌에서 투자하면 세제 혜택도 누릴 수 있다. 김미경 신한투자증권 퇴직연금사업부 차장은 "퇴직연금 계좌에서 투자했다면 정기 예금 이자에 대해 15.4%의 이자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며 "나중에 연금을 받을 때 3.3~5.5%의 연금소득세만 내면 된다"고 했다. 기고자 : 홍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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