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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 더 좋은데 급여 적은 여자팀
월드컵 상금 절반씩 갖기로 협약

카타르 월드컵 16강에 오른 미국 축구 대표팀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이들이 있다. 미국 여자 축구 대표팀이다. 자국 팀을 응원하는 건 당연하지만, 그뿐만 아니다. 이번 월드컵부터 남자팀이 받는 상금을 여자팀도 나눠 갖게 됐기 때문이다.

미국축구협회(USSF)는 지난 5월 남녀 국가대표팀선수협회와 '동일임금 협약'을 맺고 남녀 경기 출전료를 똑같이 지급하기로 했다. 월드컵 상금을 남녀 대표팀이 반반 나눠 갖는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에 따라 이번 월드컵 상금 절반은 2023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에 나서는 선수들에게 돌아간다. 거꾸로 이번 월드컵 출전 선수들은 내년 여자 월드컵 에 출전해 받는 상금 절반을 갖는다.

FIFA(국제축구연맹) 규정에 따르면 이번 대회 16강에 진출한 팀은 1300만달러(약 170억원) 상금을 받는다. 미국은 이 중 협회 몫 10%를 빼고 남녀 대표팀이 585만달러(약 76억원)씩 나눠 갖게 된다. 이는 여자 대표팀이 지난 2015년(200만달러)·2019년(400만달러) 월드컵에서 우승하면서 받은 상금을 합친 액수와 맞먹는다.

미국 여자 대표팀은 세계 최강이다. 역대 8차례 여자 월드컵 중 4번을 우승했고, 올림픽 금메달도 4차례 거머쥐었다. 남자 대표팀은 1930년 1회 우루과이 월드컵에서 3위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다. 여자 선수들은 남자팀보다 국제대회에서 훨씬 우수한 성적을 내고 있는데도 경기 출전료가 남자 대표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지난 2016년부터 '동일 임금'을 요구해 왔다. USSF는 남자 월드컵 상금이 10배 더 많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여자 대표팀이 6년간 끈질기게 요구하는 바람에 이를 받아들였다.

잉글랜드·브라질·호주 등도 남녀 축구 대표팀에 경기 출전료를 똑같이 주고 있지만 상금까지 동일하게 나눠 갖는 건 미국이 유일하다. 미국 남녀 대표팀은 중계권과 스폰서 수익도 똑같이 나눈다. 기고자 : 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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