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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편 미정 넷플릭스 '워리어 넌'… 팬 ＂계속 제작＂ 온라인 집단행동

"농담 아니야. 내 정신 건강은 워리어 넌 시즌 3에 달려 있다고!" "이렇게 엄청난 반전으로 가득한 시리즈는 처음이야. 당장 시즌3가 필요해!"

지난달 10일 넷플릭스가 초자연 판타지 액션 '워리어 넌(Warrior Nun)'의 시즌2를 공개한 뒤, 소셜미디어엔 시즌3 제작을 요구하는 해시태그를 붙인 팬 게시물이 쏟아졌다. 넷플릭스가 새 시즌 제작 여부를 공식 발표하지 않은 가운데, 팬들은 비평 사이트 로튼토마토의 관객지수 화면을 캡처해 "아직 '기묘한 이야기 시즌4'보다 적다"며 평가 참여를 독려하는가 하면, 시리즈 순위 차트를 공유하며 주변에 시청을 권한다.

'워리어 넌'은 우연히 거대한 힘의 원천인 천사의 광륜(光輪)을 짊어지게 된 고아 소녀가 전사 수녀들과 함께 어둠의 괴물들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 팬들의 노력에 힘입어 '워리어 넌' 시즌2는 첫 주 6위에 이어 지난주까지 3주 연속 넷플릭스 영어 시리즈 톱10에 머물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시리즈의 특성은 시청자 반응에 따라 추가 시즌 제작을 결정한다는 것. 이 때문에 대형 화제작도 흥행이 부족하거나 논란을 일으키면 중단되기도 한다. 하지만 팬덤의 힘은 죽어가는 시리즈도 되살려낸다. '워리어 넌' 팬들이 '집단행동'에 나선 것도 이런 OTT 특성을 잘 알기 때문이다.

지난 8월 넷플릭스 톱10에서 3주 연속 1위를 했던 호러 판타지 '샌드맨'도 비슷한 경우. '배트맨' '수퍼맨' 등의 원작인 DC 코믹스 기반의 이야기에 미술도 호평받은 고품질 시리즈지만, 창작진이 "제작비가 너무 많이 들어서 시즌2를 못 만들 것 같다"고 말하면서 팬들이 벌 떼처럼 들고 일어났다. 팬들 덕분에 '샌드맨' 시즌2 제작은 거의 기정 사실이 된 분위기다.

11월 첫 주 공개된 시즌4가 즉시 넷플릭스 톱10 1위에 오른 '매니페스트'는 팬덤의 힘으로 시리즈가 부활한 원조 사례다. 2018년 10월 미 NBC방송이 첫 시즌을 시작해 세 시즌을 만들었지만, 모기업인 NBC유니버셜컴캐스트의 인수합병 와중에 추가 시즌 제작이 불투명해졌다. 팬들은 대규모 온라인 집단행동에 돌입했고, 지난해 6월 넷플릭스가 사들였다.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자마자 크게 흥행했고, 추가 시즌 제작도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매니페스트'는 5년 반의 시간을 뛰어넘어 돌아온 여객기 실종자들 이야기의 중독성이 워낙 강하다. 이전 시즌들까지 순위권으로 불러올리는 흥행력도 놀랍다. 시즌4 공개 한 달이 지났는데도, 지난주 톱10에 시즌4(5위)뿐 아니라 시즌1(6위), 시즌3(8위)까지 올라 있다.

넷플릭스의 초기 대표작으로 꼽히는 '지정생존자'도 원래 NBC에서 방송하다 제작 중단의 벼랑 끝에서 넷플릭스가 '주워온' 작품. 은근히 팬덤이 두꺼운 에로틱 판타지 '루시퍼'도 폭스채널에서 포기하려던 걸 팬덤의 힘으로 넷플릭스가 되살려낸 사례다. 기고자 : 이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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