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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 목소리 커지자 노조 파업 철회… 오늘부터 정상 운행
철도는 내일 전면파업 예고… 민노총 '교통 총파업' 기획 의혹
정부, 정유·철강·컨테이너도 업무개시 명령 추가 발동 검토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사가 1일 새벽 임금·단체협약에 합의했다. 지난 30일 시작한 총파업도 풀기로 했다.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지난 29일 오후 10시쯤 협상 결렬을 선언한 뒤 30일 오전 6시30분부터 총파업에 돌입했지만 하루 만에 파업을 접은 것이다.

노사 양측은 30일 오후 7시부터 교섭을 재개해 1일 새벽까지 진통을 거듭한 끝에 타협점을 찾았다. 양측은 핵심 쟁점인 인력 구조조정과 관련해 강제적 구조조정은 하지 않고, 승무 분야 인력을 내년 상·하반기에 추가로 뽑는다는 데 합의했다.

이날 협상 타결을 두고 노동계에서는 "파업 비판 목소리에 대한 부담 때문에 노조가 한발 물러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민노총 소속인 서울교통공사노조와 함께 연합교섭단을 구성해 협상에 참여한 한국노총 소속 서울교통공사통합노조가 사측이 제시한 교섭안에 찬성 입장을 보인 데다 공사 안팎에서 파업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나왔다. 파업 여파로 30일 오후 서울 시내 일부 지하철역이 극심한 혼잡을 빚으면서 시민 여론도 악화했다.

서울 지하철 파업은 가까스로 타결됐지만 민주노총 소속 화물연대의 파업이 계속되고 전국철도노조도 2일 전면 파업을 예고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도로와 철도의 운송이 동시에 막히는 '교통 총파업' 사태 위기는 계속되고 있다. 특히 서울교통공사는 파업 전날인 지난 29일 밤 노사가 합의문 완성 직전까지 갔다가 현정희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의 현장 방문 후 교섭이 결렬됨으로써 민주노총이 이번 교통 총파업을 뒤에서 지휘하고 있다는 기획 파업 의혹이 제기됐다. 민주노총은 오는 6일 전국에서 동시다발 총파업도 벌이겠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업무개시명령 추가 발동 등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해 교통 총파업에 대응하겠다는 강경 방침을 밝혔다.

대통령실을 정점으로 하는 정부와, 민주노총을 정점으로 하는 화물·철도 노조가 정면 충돌하는 '노정(勞政) 전면전'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30일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한 화물연대 노조원들에게 명령서를 보내는 등 본격적인 압박에 들어갔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올해까지만 효력이 유지되는 안전운임제의 폐지부터 업무개시명령 추가 발동, 운송 거부자에 대한 유가 보조금 지급 배제 등 모든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파업을 주도하는 화물연대 일부 강성 노조원들의 행태를 이번에 바로잡아야 한다"고 했다.

노동계에선 서울교통공사 노조가 지난 29일 협상 타결 직전까지 갔다가 결렬을 선언하고 30일 하루 파업을 벌인 것은 "민주노총의 교통 총파업 방침에 보조를 맞춘 것"이란 얘기가 나왔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이번 파업은 정치 파업"이라고 했다. 서울교통공사 사내 게시판에는 민노총을 비판하며 '정치 집단이면서 회사 때문에 파업한다 하지 말라' '누구를 위한 파업이냐'는 등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한 직원은 "우리가 왜 민노총의 전위대 역할을 해야 하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노정 전면전의 핵심 전장(戰場)은 화물연대다. 특히 시멘트·정유·컨테이너 등 핵심 물류 운송의 70~80%를 화물연대 노조원들이 차지하고 있어 산업계에 큰 타격을 준다. 화물연대 총파업 결과가 곧 교통 총파업의 승패로 직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토교통부와 화물연대는 30일 오후에도 정부세종청사에서 만나 협상을 벌였지만 기존 입장만 되풀이하다 40분 만에 헤어졌다. 안전운임제의 영구 시행과 이 제도의 적용 품목을 7개로 확대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화물연대는 특히 품목 확대를 강하게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물업계 관계자는 "안전운임제 적용 품목 확대는 화물연대 가입자 증가로 이어진다"며 "화물연대가 운임을 올렸다는 걸 홍보하면 화물 기사들이 가입을 하게 된다"고 했다.

정부는 이런 식으로 화물연대가 세를 불려 또다시 실력 행사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안전운임제 3년 연장 외 어떤 요구도 받아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부는 운송 거부자에 대해선 법적 압박을 추가로 하고, 운송 기사에겐 경찰을 동원해 차량을 호위해 주고 고속도로 통행료도 면제해주는 양면 전략으로 나간다는 방침이다. 법적 압박과 관련,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시멘트 외 다른 분야에서도) 위기 임박 단계가 진행됐다고 판단되면 주저 없이 추가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할 것"이라고 했다. 화물연대의 운송 비중이 높은 정유·철강·컨테이너에 대해서도 추가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할 수 있다는 뜻이다. 기사 A4·1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