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2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는 법안소위를 열고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특별법'을 심사했습니다. 해당 법안은 포화 시점이 임박한 고준위 방폐물(사용후핵연료)을 향후 중간 저장 시설과 영구 처분 시설이 생길 때까지 보관할 부지 내 저장 시설에 대한 설치 근거와 의견 수렴 절차, 지역 지원 방안 등을 담고 있습니다.

한수원에 따르면 한빛과 고리는 2031년, 한울은 2032년, 신월성은 2044년이면 더는 원전 내 수조에 폐연료봉을 저장할 수 없게 됩니다. 폐기물을 둘 곳이 없어 원전 가동이 멈추는 사태를 막기 위해선 폐연료봉을 원전에서 빼내 특수 용기에 담고 원전 부지 내에 임시로 저장해야 하는데 법을 만들어 이를 뒷받침하겠다는 것입니다.

해당 특별법은 지난해 9월엔 당시 여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의 김성환 의원이 발의한 데 이어 올 8월 말에는 국민의힘 소속 김영식·이인선 의원이 차례로 제안했습니다. 여야 모두 법안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여야 모두 법안 통과에 그리 적극적이지는 않다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다수당인 야당은 정부가 추진하는 법안을 통과시킬 마음이 없고, 여당 또한 윤석열 대통령 임기 내에 포화 시점에 도달하지는 않으니 법안 처리에 적극 나서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원전 주변 주민들이 '특별법 폐기'를 주장하며 반발하는 상황도 여야 모두에 부담스러운 상황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2016년 확정된 사용후핵연료 공론화 위원회의 결론에 대해 재검토를 진행, 결국 5년을 허비했다는 비판을 받은 문재인 정부 때와 다를 게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지난해 말 문재인 정부가 5년 전과 비슷한 방폐물 계획을 내놓자, 일각에서는 '부지 선정 과정에서 갈등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시간만 끌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님트(Not In My Ter m·내 임기 때는 안 된다는 뜻)'는 퇴임 반년 만에 한전 대규모 적자, 안전운임제 갈등 등 사회 곳곳에서 문제를 낳고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난제를 다음 정부로 미루지 말고 특별법 통과에 적극 나서주기를 바랍니다. 기고자 : 조재희 기자
장르 : 고정물
본문자수 : 1053
표/그림/사진 유무 : 없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