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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작소설 '크리스마스…' 낸 김금희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사람들에게 작은 축복을 건네고 싶었다."

김금희(43·사진)가 연작소설 '크리스마스 타일'(창비)로 돌아왔다. 각자 다른 모양을 하고 있지만, 삶이라는 벽에 타일처럼 붙어 살아가는 이들을 그린 단편 7개를 묶었다. 암 수술 뒤 복직한 방송 작가 '은하', 반려견을 떠나보낸 '세미' 등 인물들은 상처 주고, 위로하며 서로의 곁을 지킨다. 그렇게 각자의 고난을 이겨낸 다음 마주하는 사소한 연말 풍경은 특별할 수밖에 없다. 작가는 "내일도 고난은 계속되겠지만, 1년 동안 삶을 포기하지 않은 사람은 그 전과 분명히 달라져 있다"며 "책을 읽는 분들이 한 해를 돌이켜보며, 포기하지 않겠다는 마음을 갖기를 바라며 썼다"고 했다.

당대의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젊은 작가에서 이제 등단 13년 차에 이른 작가가 처음으로 내놓은 연작소설이다. 갈수록 커지는 글쓰기에 대한 부담과 회의가 계기. 그는 "단편소설, 특히 문예지에 내는 경우 주제와 시간에서 자유롭지 못해 문학적 역량을 시험당한다는 스트레스가 컸다. 글 쓰다가 응급실 가는 일도 잦았다"며 "결국 청탁받은 원고 작업을 다 포기해야 했다"고 말했다. 약 1년의 고민 끝에 결심이 섰다. "이제는 내가 쓰고 싶은 단편을 써도 되지 않을까."

책은 작가 자신에게 건네는 축복이기도 하다. 작가는 "단편소설을 써도 안 아플 수 있다는 걸 이제야 알게 됐다. 연작소설의 시작인 '크리스마스에는'을 쓸 때는 예상 못 했던 대로 전개되는 걸 보며, 소설이 쓰는 사람에게도 재밌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쓰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약 20년 동안 키우던 반려견이 작년 세상을 떠났다. 그 슬픔을 단편 '당신 개 좀 안아봐도 될까요'에 담았다. "작가는 (사건을) 글로 쓴 다음에야 자기 인생을 관조할 수 있다고 생각해 작업한 단편이다. 주변 사람들에게도 여태껏 있어 왔던 슬픔일 텐데, 내가 그걸 겪지 못해서 몰랐다는 걸 깨달으며 겸손해졌다."

작가는 각자의 고독을 품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위로를 건넨다. "고독할 때 하는 생각들이 큰 도움이 된다. 고독을 짊어지고 있는 사람들이 자기 고독에 대해서 환대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

작가는 올 한 해가 "스승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해"라고 회상했다. 이태원 참사 등 사건사고가 많았던 해다. 그는 말했다. "문제들의 답을 찾기가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젊을 땐 냉소하거나 답이 없다고 넘기기도 했는데 이제 10년 차가 넘는 작가가 되며, 그런 태도로 일관하기 어렵다는 걸 안다. 저는 그럴 역량이 안 되니 무언가 더 아는 스승에게 묻고 싶다." 기고자 : 이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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