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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경제 3법' 처리
예산안과 연계해 파행

더불어민주당이 문재인 정부 때부터 추진해온 '사회적 경제 3법' 처리를 세제 개편과 사실상 연계하면서 세법 개정안의 국회 심사가 중단됐다. 사회적 경제 3법은 '사회적 기업'을 국가가 세금으로 지원하도록 하는 것이 주 내용이다. 사회적 기업들에 국유재산을 무상 대여해주거나 우선 매각하도록 하고, 연 70조원이 넘는 정부 조달 사업의 10%를 가져가게 하는 내용까지 포함돼 있다. 국민의힘은 "일부 사회적 기업은 야권 성향 단체와 연계돼 있다. 일종의 시민 단체 특혜법"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내년도 예산안과 함께 처리해야 하는 세법 개정안을 심사하는 국회 기재위 조세소위원회는 지난 24일부터 29일까지 엿새째 회의를 열지 못하고 있다. 종합부동산세·법인세 인하, 금융투자소득세 도입 2년 유예 등 주요 세제 개편 방안에 대한 심사도 모두 중단돼 있다. 민주당이 사회적 경제 3법을 상정하지 않으면 조세소위를 하지 않겠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사회적 경제 3법은 '사회적경제 기본법'과 '사회적경제 기업 제품 구매 촉진 및 판로 지원 특별법'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 실현 기본법'이다. '사회적 기업'은 취약 계층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취약 계층을 고용하는 기업, 또는 지역사회 공헌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 중 고용노동부가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하는 기업이다.

3법은 특히 공공 기관이 물건을 구매할 때 전체 구매액의 10%는 사회적 기업에서 사야 한다고 못 박았다. 지난해 공공 기관의 총구매액은 71조원이고, 이 중 사회적 기업에서 1조8000억원가량을 조달했다. 3법이 통과되면 사회적 기업들이 공공 부문 조달에서 차지하는 물량이 4배에 가까운 7조1000억원 이상으로 커진다. 3법은 또 대통령 직속과 시·도별로 사회적 경제 관련 각종 위원회를 설치하고, '사회적경제 발전 기금'을 설치해 사회적 기업을 지원하도록 했다. 기금은 세금으로 조성하지만, 기금의 실제 운영은 사회적 기업의 일종인 '사회적 금융기관'에 맡긴다. 사회적 기업들에 국유재산을 우선 매각하거나 무상으로 대여해주고, 금융·재정·행정 지원을 한다는 내용도 들어가 있다. 또 사회적 기업들이 모여 '사회적 경제 연대 조직'을 구성하면 그 운영비는 정부가 지원한다.

민주당은 2013년부터 이런 내용의 사회적 경제 3법 입법을 추진해왔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취임 첫해인 지난 2017년 "사회적 경제는 일자리를 늘리는 동시에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착한 경제"라며 3법을 제정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2018년에는 민주당 민주연구원이 "사회적 경제 활성화를 위해 민주당이 전방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21대 국회에도 민주당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 8건이 계류돼 있다.

그러나 지난 정부에서도 관련 부처는 3법에 반대해왔다. 2020년 21대 국회에서 민주당이 3법을 다시 발의하자 당시 공정거래위원회는 "특정 기업 제품에 대한 구매 목표제 도입으로 공정한 경쟁 기회가 제한될 것"이라며 반대 의견을 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2020년에도 '신중 검토' 의견이었고, 현재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신중 검토'란 사실상 반대한다는 뜻이다.

국민의힘은 "사회적 기업 상당수는 친민주당 성향 시민 단체가 운영하는데, 이들을 국가 재정으로 지원하고 정부에 자리까지 만들어주는 '운동권 특혜법'이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 따르면 사회적 기업은 9월 기준 3436곳 있다. 지난해 8월에는 이런 사회적 기업에 관련된 인사 중 1051명이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단계부터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반면 기재위 민주당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경제재정소위 소관 법안을 모두 상정해 논의하자고 한 것인데 국민의힘이 사회적 경제 3법만 집어서 상정을 반대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고자 : 김경필 기자 황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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