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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全 산업 평균 점수 73.3점
소비자 유치 위한 활동에 비해
사후관리는 미흡하다는 평가
기업의 상품·서비스를 직접 경험한 소비자가 소비 단계별로 기업의 소비자 권익 보호에 대해 어느 정도 인식하는지 평가해 지수화했다. 소비자 권익을 선제적으로 관리해 산업 전반에 소비자 보호 경영을 확산하고, 더 나아가 산업 전체의 경쟁력까지 높이기 위해 매년 발표하고 있다. 올해는 평가 대상 산업 및 기업을 확대해 총 5개 부문 34개 산업 168개 기업을 조사했다(지난해 총 21개 산업 108개 기업). 이 중 55개 기업만이 소비자 보호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2022년 KCPI 산업별 우수기업은?
'금융' 분야에서는 KB국민은행·신한은행·교보생명·삼성증권·광주은행·삼성화재·신한라이프 등이 2년 연속 우수기업으로 인정받았고, IBK기업은행·BNK부산은행·KB국민카드·KB손해보험·하나카드·토스뱅크가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올해 전반적으로 소비자 보호 수준이 하락한 '통신/플랫폼' 분야에서는 LG유플러스·SK텔레콤·SK세븐모바일·LG헬로모바일이 우수 등급에 속했다. 한편, 유선방송/인터넷 부문에서는 우수기업이 선정되지 않았다. 올해 처음 조사한 배달플랫폼·오픈마켓·홈쇼핑·중고거래플랫폼 부문은 전반적으로 소비자 보호 수준이 낮다고 평가받은 가운데 쿠팡이츠·쿠팡·현대홈쇼핑·CJ온스타일·티빙(TVING)이 우수기업으로 뽑혔다.
'자동차' 분야는 국산승용차 판매 및 A/S 부문에서는 현대자동차·기아가, 수입승용차 판매 및 A/S 부문에서는 새롭게 볼보자동차코리아·렉서스코리아가 우수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가전' 분야는 LG전자가 대형가전·주방가전·생활가전·IT가전 등 4개 부문을 석권했으며, 코웨이·쿠쿠가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귀뚜라미는 온열가전 부문에서 2년 연속으로 인정받았다.
올해 신규로 조사한 '생활/일반' 분야에서는 하나투어가 여행사 부문 내 유일한 우수기업에 올랐고, 엘리하이(메가스터디교육)·밀크T(천재교과서)가 스마트러닝학습 부문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전 산업 평균 73.3점, 갈 길이 먼 소비자 보호 수준
올해 조사한 전 산업 소비자보호지수는 평균 73.3점에 그쳤다. 소비자들은 특히 ▲취약계층 배려(56.6점) ▲상품 비교 용이성(61.7점) ▲사후정보 제공(63.0점) 항목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한 취약계층 배려 항목을 산업 분야별로 살펴보면, 금융(58.1점)이 가장 높았고 통신/플랫폼(52.2점)이 최하위를 기록했다. 소비자의 '알 권리' 및 '선택할 권리'에 해당하는 상품 비교 용이성은 전 산업 모두 만족할 만한 수준을 보여주지 않았다. 상품·서비스 구입 및 이용 후 이뤄지는 사후정보 제공 항목에서는 가전(60.3점) 분야가 가장 낮았다. 소비자 유치를 위해 다양한 마케팅·프로모션을 추진하는 것에 비해, 실제 사용 중 발생하는 소비자 불만·피해와 관련한 사후관리는 가장 미흡하다는 평가다.
산업 분야별로는 ▲가전(75.7점) ▲자동차(75.5점) ▲금융(73.9점)이 전반적인 소비자 보호 수준이 양호했다. 특히 금융은 지난해 금융소비자보호법 본격 시행 이후, 내부 통제 체계가 잘 마련되고 있고 소비자가 체감하는 인식 수준도 향상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올해 신규로 조사한 생활/일반 분야 내 아파트(69.1점)·인테리어(68.5점)와 통신/플랫폼 분야 내 유선방송/인터넷(68.6점)·배달플랫폼(70.8점)·중고거래플랫폼(68.8점)은 하위권을 차지했다. 특히 통신/플랫폼 분야는 전반적으로 개인정보 보호, 개인 데이터 통제권, 취약계층 보호 등이 매우 낮게 나타났다.
◇소비자 보호, 기업에 대한 평판과 신뢰로 나타나
오랜 시간 소비자 권익(권리) 보호는 국가·기관 주도의 법·제도 위주로 전개됐다. 최근에서야 기업의 내부통제 체계와 실질적인 활동의 중요성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소비자 정책 목표도 소비자의 선택권 보장 및 합리적 선택을 통한 '시장경제 기능' 활성화에 맞춰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규제 정책'도 소비자 보호를 위한 '지원·조정 정책'으로 방향성이 옮겨지고 있다.
한편, 디지털 시대에 소비자의 권리는 더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소비자 보호는 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한 필수 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근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수준을 평가하는 여러 지표에서도 소비자 보호와 관련된 ▲공정거래 ▲개인정보 보호 ▲품질관리 ▲데이터 보안 ▲화학적 안정성 ▲금융상품 안전성 등은 사회적 측면에서 중요한 요소로 반영되고 있다. 더 나아가 기업 ESG 정보에 대한 소비자의 활용도가 점차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의 소비자 보호 체계와 활동,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어야
최근 소비자 보호를 위해 기업 내부 체계 구축 등 여러 장치가 마련되고 있지만, 실제 소비자가 기업 활동을 어떻게 판단하고 있는지는 간과됐다. 실제 지난해와 올해 KCPI 결과를 살펴보면, 소비자 보호 내부 체계가 잘 갖춰진 기업일지라도 실제 해당 기업의 상품·서비스를 구매·이용한 소비자들의 체감도는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았다.
결과적으로 소비자 주권의 흐름 속에서 기업은 ▲안전한 상품·서비스 생산 및 제공 ▲소비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는 판매·세일즈 과정 ▲소비자 불만·피해에 적극 대응할 수 있는 채널 등을 효과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동시에 이를 소비자가 체감하도록 기업의 내실(內實)과 외연(外延)의 간극을 좁혀가야 한다. 소비자 보호는 기업 경영에 있어 고객 민원 발생 이전에 선제적으로 관리해야 할 핵심 요소인 것이다.
이기동 KMAC 사업가치진단본부장은 "새롭게 소비자 불만 및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온라인 플랫폼 산업에도 소비자 보호의 역할과 책임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최근 소비자에 대한 관점이 보호받아야 하는 수동적 위치에서 시장과 기업을 능동적으로 변화시키는 이해관계자 위치로 변화하고 있는 것은 다행"이라고 설명하며 "기업의 소비자 보호 활동이 실제 소비자 경험으로 확대되기 위해서는 소비자 보호와 관련된 체감지표에 관해 관심을 두고 이를 토대로 개선 활동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CPI 어떻게 조사했나
올해 ‘제2차 한국의 소비자보호지수’는 지난 9월 중순부터 10월 말까지 약 1.5개월 동안 조사했다. 총 5개 부문(▲금융 ▲통신/플랫폼 ▲자동차 ▲가전 ▲생활/일반) 34개 산업 168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제 경험(구입·이용)자 1만7584명에게 온라인 패널조사를 진행했다.
기업이 소비자보호를 위해 ▲구입(이용) 전(前) 단계 ▲구입(이용)시 단계 ▲구입(이용) 후 단계 등 각 소비 단계별로 지켜야 하는 소비자 6대 권리를 정의하고, 이에 대한 소비자 체감 정도를 측정하는 ‘소비자 보호 체감 영역’과 ‘소비자 보호 실태 영역’ 등을 평가해 종합적으로 산출했다.
[표] 2022년 한국의 소비자보호지수(KCPI) 조사결과 기고자 : 김수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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